공유

제173화 승제 씨를 좋아해요

자동차 경적이 두 번 울리자, 심인우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뒤늦게 무언가 떠오른 듯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참, 앞으로 회장님한테는 통화를 삼가시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생기면 서로 껄끄러워지지 않겠습니까.”

이번 말은 단호함을 넘은 경고였다. 반씨 집안에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말이다.

성휘는 순간 머리가 뻥 해지더니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성혜원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뒷좌석의 창문 앞으로 왔다.

“승제 씨.”

성혜원은 반승제의 차가운 태도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매불망 창문만 바라봤다. 자신이 반승제 앞에서 얼굴을 많이 비추면 무조건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성혜원은 발그레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안 그래도 병약한 몸을 더 강조해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린 느낌을 만들어 냈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같은 집안사람이 맞는지 의심 갈 정도로 무식한 행동이었다.

넋이 나간 채로 한쪽에 서 있던 성휘도 성혜원이 반승제에게 과하게 열정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잘못된 열정 말이다. 그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 하지만 열받은 나머지 말문이 막혀 버렸다.

성혜원은 원래 몇 마디 더 하려고 했지만 누군가가 옷깃을 잡아당기는 것 같아 입을 다물고 머리를 돌렸다. 그녀를 말린 사람은 소윤이였다. 더 이상 말했다가는 분위기가 더 험악해질 것 같아서 소윤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성혜원은 이제야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반승제가 있는 뒷좌석으로 향해 있었다.

반승제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심인우에게 말했다.

“출발하죠.”

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액셀을 밟았다.

차는 빠르게 멀어져갔지만, 성씨 일가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가장 먼저 정적을 깬 사람은 소윤이였다.

“성혜인만 아니었어도 우리가 이런 취급을 당하지 않았어요. 백연서 그 여자가 했던 말 잊었어요? 반씨 집안에서 혜인이를 좋게 보는 사람은 회장님밖에 없다고요.”

소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