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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1화 실망과 기쁨

신예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천천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희서야, 더는 이런 말 듣고 싶지 않아.”

조희서는 다급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난 그저 네가 이렇게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의사 말로는 이번 수술에 전문의를 초빙해야 한다고 하던데,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맥도 필요해.”

“내가 해결할게.”

신예준은 다시 숟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죽을 떠서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다.

“넌 몸만 잘 돌보면 돼.”

“그럼 약속해 줘. 아무리 바빠도 자주 와서 날 봐준다고. 나 혼자 있으면 정말 너무 답답해.”

“알았어.”

강민지가 엘리베이터에 들어섰을 때 이미 몇 명의 간호사들이 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간호사들이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위층 그 여자 정말 운도 좋아. 다른 남자 같았으면 분명 짐이라 생각하고 벌써 버리고 도망갔겠지.”

“약혼자가 잘생기고 또 얼마나 다정한지, 아무리 피곤해도 꼭 와서 보고 간대. 이런 좋은 남자를 어디 가서 찾지?”

“언제면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올까? 그런 잘생긴 남자와 잠깐이라도 입맞출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녀들은 금세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강민지는 그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강상원의 전화로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 번 그녀에게 가난한 남자와 얽히지 말라고 경고했었고, 신예준 역시 부잣집 아가씨와 연애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제 이 속임수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강상원은 그녀를 아끼긴 했지만 이런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결코 양보하지 않았다.

강민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말했다.

“회장님께서 서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강민지는 곧바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서재 문을 열자 강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밤중에 어떻게 그런 곳을 돌아다녀?”

“아빠, 연지가 요즘 시합이 있잖아요. 나도 오토바이에 관심이 생겨서 연지한테 태워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걔가 친구의 전화를 받고 급히 가야 했거든요. 친구한테 급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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