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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결과가 뻔하다

강민지는 아파트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옷에 묻은 핏자국을 내려다보니 피는 거의 말랐지만 콧속에는 아직도 비릿한 피 냄새가 맴돌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샤워를 한 뒤 근처 마트로 가서 장을 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신예준이 면을 많이 먹지 않았던 생각이 나서 이번에는 면 대신 죽을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하나하나 레시피를 찾아가며 채소와 고기를 넣어 죽을 끓였다.

중간에 죽이 너무 묽어져서 한 번 실패했지만 그녀는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한번 도전했고 이번에는 딱 알맞은 농도로 죽이 완성되었다.

조심스럽게 숟가락으로 한 입 맛보았을 때 손가락이 냄비 가장자리에 닿아 물집이 생겼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정성스럽게 죽을 담아 병원으로 돌아갔다.

이리저리 시간이 지체되어 벌써 아침 6시 반이 되었다. 죽을 들고 병실로 들어가니 신예준이 보이지 않아 조금 당황스러웠다. 곧바로 병실을 나가서 옆에 있던 의사에게 물어보려던 찰나 신예준이 문가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디 갔다 온 거야?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 움직이지 말랬잖아.”

돌에 맞아 생긴 상처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녀는 그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졌다.

“괜찮아. 화장실에 다녀왔어.”

강민지는 보온 용기를 옆에 내려놓았다. 손가락에는 여러 개의 밴드가 붙어 있었다.

“예준아, 와서 아침 좀 먹어.”

신예준은 보온 용기 속의 죽을 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별로 먹고 싶지 않아, 민지야. 그나저나 그 녀석들 때문에 너무 걱정돼.”

강민지는 그의 얼굴을 감싸며 자신의 신분을 고백할까, 고민했지만 신예준의 다음 말에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네가 부잣집 아가씨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아니면 우리가 계속 만날 수 있을지 걱정했을 거야.”

고백하려던 말이 그대로 목에 걸렸다.

“왜? 부잣집 아가씨면 더 좋은 거 아니야?”

신예준은 침대 머리에 기대어 눈을 감으며 말했다.

“그럼 너랑 만날 자신이 없었겠지. 결과가 뻔한데, 괜히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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