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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따뜻한 계승

3장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나무 잠자리를 넣었다. 대장로의 숨소리를 확인해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제야 그는 이 늙은이가 정말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형님...”

이번에 대장로가 끌려갔을 때, 3장로는 처음에 여석진의 명령인 줄 알았다. 여석진도 그들의 제자였고 당시 나하늘과 함께 그들 밑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최면술이든 예술이든 나하늘은 여석진보다 재능이 훨씬 뛰어났다. 나하늘은 손에 꼽히는 천재였다.

나하늘이 BKS의 성녀로 뽑힌 건 아직 열여덟 살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대장로와 3장로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딸도 없었기에 나하늘을 친딸처럼 대했다. 나하늘이 사라진 이후 그들은 그녀를 찾아 헤맸지만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3장로는 어쩔 수 없이 부하들에게 대장로의 장례를 준비하게 했다.

여석진도 대장로가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하늘을 제외한 대장로의 유일한 제자는 여석진뿐이었으며, BKS의 규칙에 따르면 제자는 조직에서 대장로의 지위를 물려받을 수 있었다.

여석진은 조직의 의사 결정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지만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대장로라는 칭호가 그에게로 오자 입꼬리가 위로 말려 올라갔다. 이건 예상치 못한 기쁨이 아니라 이미 계획 된 일이었다.

앞으로 3장로가 세상을 떠나면 그 자리를 물려받을 사람은 여전히 여석진이 될 것이다. 대장로와 3장로는 그동안 여석진의 숨겨진 이면을 간과했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온순한 제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하늘의 실종이 여석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길이 없었다.

여석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K였다. 대장로가 죽고 여석진이 대장로가 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3장로를 죽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조직 전체가 완전히 그들의 말 한마디에 휘둘리게 될 것이다. K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축하드려요, 대장로님.”

여석진은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가볍게 웃었다.

“이 두 늙은이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

한평생의 노력이 전부 여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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