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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그러게 왜 날 사랑하지 말래

손에 든 나무 조각 장난감을 누군가 집어 들었지만, 그 사람은 3장로의 사람이 아니었다. 방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어느새 방을 떠나고 여석진만 침대 곁에 남아있었다.

여석진이 대체 언제 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3장로의 손에 들려 있던 나무 조각 장난감을 건네받은 여석진은 입꼬리가 살짝 휘어졌다.

“잘 가세요, 스승님.”

눈을 커다랗게 뜬 3장로가 일어나 앉으려고 했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여석진의 목소리라는 것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여석진은 대장로와 3장로가 입양한 어린 제자였는데, 말하자면 그동안 나하늘을 찾는 데만 집중하느라 이 어린 제자의 존재를 소홀히 했다.

여석진은 손가락을 뻗어 버튼을 눌렀다가 튀어나온 곤충을 집어넣고 다시 버튼을 눌렀다.

그는 온화한 표정으로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스승님, 3장로인 제가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리러 왔어요.”

3장로는 여석진의 말투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그럴 힘조차 없었다. 여석진은 천천히 허리를 숙여 그의 귀에 속삭였다.

“영상 봤어요? 하늘이가 참 불쌍하죠?”

3장로의 눈이 순간적으로 커지면서 믿기지 않는 듯 숨을 헐떡이며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석진은 여전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며 그의 머리를 돌려놓았다.

“제 탓이라고 할 수도 없죠. 당신과 대장로가 저더러 하늘이와 결혼하라고 했을 때부터 전 하늘이를 제 아내로 생각했으니까요.”

숨소리가 더욱 가빠진 3장로는 여석진의 얼굴을 후려치고 싶었지만, 뇌졸증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여석진은 손에 쥔 나무 조각 장난감을 내려다보더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게 왜 날 사랑하지 말래요. 원래 내 소유물이었어야 했는데.”

푸웁! 3장로는 또 한 번 피를 뿜더니 이번에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그는 즉시 죽지 않고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앞으로는 먹고 마시는 모든 일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석진은 두 사람을 불러 그를 돌보라고 명령했다.

“잘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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