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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타고난 악인

진백운과 진세운은 달랐다. 진백운은 항상 연구 기지에서 살았고, 연구의 대상이었다.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 그와 함께한 것은 온통 차가운 기기뿐이었다. 그는 유리를 통해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전부 엄마와 아빠라고 생각했다.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 푸른 하늘이 무엇인지, 초록 잎새가 무엇인지, 바람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진세운에게 접촉하라고 파견되었을 때 진백운은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가 보았다.

어릴 때부터 호르몬 주사를 맞은 그들은 다섯 살이지만 아이큐는 월등히 높았다.

아마도 그의 얼굴에 나타난 놀라움과 그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보며 측은지심을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진세운은 연구 기지로 돌아가겠다고 바로 약속하지 않았다. 진세운은 그때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이모의 의견을 들어봐야겠어.”

그는 몇 년 동안 조직에서 살면서 나하늘을 자기 어머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나하늘에게 이 일을 털어놓기를 망설이고 있을 때 대장로와 나하늘이 하는 말을 들었다.

“K는 아이큐가 높고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똑똑하지만 냉혈한 성정을 타고난 아이야. 이런 사람들은 집단 명예 의식이 없는 경향이 있어. 게다가 다스리기도 어렵고 리더가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대장로님, K는 우선 제외해요. 사실 이미 적합한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그 후보가 자신의 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 말을 전부 들어버린 진세운은 자신의 불타오르는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았다.

그는 나하늘이 BKS의 책임자이자 성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두가 무조건 그녀의 말을 따라야 했고 그녀가 누군가를 부인하면 이 사람은 조직 내에서 결코 미래가 없는 셈이었다.

“대장로님, 이 아이는 많은 작은 동물을 죽였어요. 잔혹성을 띤 유전적 요소가 있어 친구를 사귀기 어려울 거예요. 앞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되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해요.”

이것은 나하늘이 대장로에게 한 충고였지만 대장로의 눈에는 고작 다섯 살짜리 아이였기 때문에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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