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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살 기회를 줬나 보네?

해파리 도장이 바로 옆에 놓여 있는데도 그녀는 더 보지 않았다.

방 안에 침묵이 돌았고 진세운은 도저히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그는 줄곧 배민희의 속셈을 알지 못했다.

배민희가 테이블 위의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전에 말했던 그 사람은? 나하늘의 딸?”

“아직 살아 있습니다.”

배민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진세운은 종래로 실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진세운이 칼을 빼어 들었다면 그 아이는 지금 살아있어서는 안 되었다.

“살 기회를 줬나 보네?”

“그냥 죽이기엔 너무 재미가 없어서요.”

관찰실의 사람들처럼 실험용 가축으로 만들어야 했다.

제일 처음 성혜인을 데리고 BKS로 돌아가려 했을 때의 속셈이었다.

우선 우두머리의 권력을 느끼게 하고 신뢰를 얻은 다음 연구 기지로 데려오는 것.

그때의 성혜인은 마치 실험용 생쥐 같았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꼭두각시처럼 따르기만 하는.

하지만 그가 방심했다. 성혜인이 우두머리의 자리도 탐내지 않고 오히려 반승제와 함께 지낼 방법을 생각했던 것이다.

우습기는.

나중에 그녀가 구금섬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에는 더 이상 봐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설기웅과 원진의 지원이 너무 빨랐고, 게다가 난동을 부린 노예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났으며 오히려 자신의 행적까지 드러나게 하고 말았다.

배민희가 손에 든 잔을 보며 손을 저었다.

“피곤해. 너흰 얼른 나가.”

진세운과 진백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향했다. 어깨 너머로 배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에서 회장 자리 추천인 보고해야 하는데. 세운아, 추천서 쓰면 내가 올려줄게.”

연구기지에는 총 20명의 회장이 있으며 내부 핵심 인력과의 의사소통을 담당했다.

진세운이 연구 기지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핵심 인력과 접촉할 수 있었지만 엄격한 추천 절차가 있었기에 승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일단 회장이 되면 연구 기지에서 연구해 낸 알약을 한 정 없이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진세운이 만족스러운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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