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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거짓말

성혜인은 반승제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손에 힘이 풀려 휴대폰도 스르르 미끄러졌다. 인내심이 바닥 난 반승제는 그녀의 휴대폰을 들고 지문 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했다.

이 휴대폰은 일 전용이었기에 연락처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물론 반승제는 그녀에게 휴대폰이 두 개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일 전용 휴대폰에는 당연히 ‘남편’으로 저장된 사람이 없었고, 반승제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봤다.

성혜인의 연락처는 아주 깔끔했다. 고객은 한눈에 알리게 따로 표기하기도 했다. 반승제는 남편을 찾다 말고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 멈칫했다. 이름은 ‘반승제 대표님’, 간단하고 보기 쉬웠다. 왠지 모르게 기분 나빴던 그는 연락처를 끝까지 뒤졌다. 그리고 결혼했으면서도 불구하고 남편의 연락처가 없는 성혜인이 참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반승제는 심인우에게 성혜인을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병원에 맡길 생각이었다.

성혜인은 움직임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저번에 일어난 일은 아직도 악몽처럼 기억에 생생했고, 그녀는 최대한 반승제와 멀리 떨어져 앉으려고 했다.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물며 버티다 보니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견디기 어려웠는지라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했다.

반승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태연한 표정으로 의자에 기대앉았다. 그의 자태는 도무지 방금 폭력을 행사한 사람 같지가 않았다.

성혜인은 창문을 통해 점점 가까워지는 병원을 바라봤다. 하필이면 성휘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었다. 저번에 안 좋게 헤어진 기억 때문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요즘 운이 안 좋았던 성혜인은 부쩍 병원에 자주 오는 것 같았다. 병원 대문에 거의 도착할 때, 그녀는 대문에서 부축받으며 나오는 성휘를 발견했다.

성휘는 간암 말기로 이렇게 빨리 퇴원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그녀에게 전화 한 통도 안 하고 말이다. 성휘를 부축하고 있는 사람은 성혜원과 성한이었다. 두 사람은 아주 친한 모양새로 양쪽에 서 있었다.

성혜인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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