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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성혜인은 자신을 대하는 성혜원의 태도가 미심쩍었다. 둘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기에 성혜원은 성휘 앞에서 뒷담화를 하곤 했다. 종종 눈치 없이 말을 꺼냈다가 성휘가 화를 낼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매번 성혜인을 다정하게 ‘언니’라고 불렀다. 마치 정말 성혜인을 ‘언니’로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소윤은 대놓고 성혜인을 미워했지만, 성혜원은 달랐다. 늘 성혜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두었다.

성혜인은 순간 깨달았다. 성혜원이 자신을 좋아할 수가 없다. ‘반승제의 아내’라는 그 자리를 성혜인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전에 있던 일을 떠올려 보니, 이제야 뚜렷하게 이해가 됐다. 성혜원이 왜 아픈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오려고 했는지 말이다.

성혜원의 목소리가 멀어지자, 성혜인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코끝에서 반승제의 향기가 느껴졌다.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깝게 붙어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성혜인이 고개를 드는 순간, 반승제 역시 고개를 밑으로 떨구면서 두 사람의 코끝이 서로 부딪쳤다.

성혜인은 이마를 짚는 척하며 급히 몸을 뒤로 뺐다. 마치 몸이 좋지 않아 그에게 기댄 것처럼 말이다.

반승제는 눈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 몸 앞이 갑자기 텅 비자 허전함이 느껴졌지만 금방 마음을 다잡았다.

성혜인은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성혜원이 타고 있던 차는 이미 이곳을 떠난 상태였다. 그녀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막 차에서 내리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성휘에게 온 전화였다.

성혜인의 표정에서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순간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받기 버튼을 눌렀다.

수화기 너머로 성휘의 목소리가 들렸다.

“혜인아, 2차 융자 성공했다. 반씨 집안에서 투자해줬어. 퇴원 기념으로 같이 축하하고자 하는데, 승제랑 집으로 오렴. 감사 인사도 전해야 하니 이모에게 저녁 준비시킬게.”

말이 좋아 ‘감사 인사’지, 사실 반씨 집안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속셈이었다.

성혜인은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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