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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이혼할 생각

성혜인은 반희월을 처음 봤을 때부터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말투에서부터 따뜻한 게 느껴졌다.

임경헌은 자신의 어머니를 ‘호랑이’라 칭했지만 성혜인은 마냥 부러웠다. 성혜인이 만나본 사람 중 그녀의 어머니 다음으로 성격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납치 사건을 겪고 병원에서 지금까지 혼자 있었다 보니 정신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날이 습했던 지난밤. 얼굴에서는 통증이 느껴지고 약 기운으로 온몸이 불편했다.

잠이 든 이후에는 꿈에서 엄마를 만났다.

하지만 너무나도 짧은 꿈이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도 몇 년. 엄마의 온기가 이제는 기억 속에서 흐려지고 있다.

반희월의 존재는, 온기 그 자체였다.

“페니?”

성혜인이 넋을 놓고 있자 반희월은 스스로 상처를 준 것으로 생각했다.

“저마다 다 힘든 일이 있지. 내가 너희 부모를 만나는 게 불편하다면 가지 않을게. 지난번에 내가 한 말 기억나니? 무슨 일 있으면 경헌이한테 부탁해. 여자친구니까 도와줄 거야.”

반희월이 잘해줄수록 성혜인은 죄책감이 더 커졌다.

“네, 아주머니. 기억하고 있어요.”

성혜인은 이곳을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불편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반희월은 자존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친구의 어머니에게 두 번이나 이런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기도 센 성혜인이 이런 일을 경헌에게 알리는 게 난감한 일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희월은 싱긋 웃어 보였다.

“내 번호 갖고 있지? 내 마음은 예전과 변함없으니 편하게 연락해.”

성혜인은 난감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는 겨우 병원 입구를 빠져나왔다.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포레스트 펜션으로 향했다.

반승제가 회사에 있을 시간이니, 마주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숨어 지내는 것도 질렸다. 은행 돈이 어서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로비로 들어서자, 성혜인의 얼굴에 난 손바닥 자국을 발견한 유경아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모님, 얼굴이 왜...”

유경아는 황급히 계란을 가져와 성혜인의 얼굴을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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