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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그 자리, 내가 갖고 싶어

반승제는 어둠이 깔린 창밖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어떤 표정 변화도 없었다.

“할 일 다 끝났어?”

3년 전. 백연서는 반승제와 윤단미의 사이를 억지로 갈라놓았다. 반승제가 성혜인과 결혼하자 윤단미는 해외로 떠나버렸다.

사실 윤단미에게 ‘할 일’ 같은 건 없었다. 백연서가 둘을 떼어놓으니 속으로 참고 삭이는 일 말고는 더 있겠는가.

반승제가 직접 그녀를 찾으러 가거나 수도 없이 전화를 해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동안 반승제는 이상할 만큼 평온했다.

그렇다 보니 윤단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제 발로 돌아온다면 백연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돌아오지 않는다면 반승제와 완전히 끝이었다.

사실 그 당시 반승제는 그녀를 말렸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했던 그런 설득은 아니었다. 반승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싶었다. 자신을 위해 백연서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과 함께 도망가길 바랐던 것이다.

윤씨 집안은 적은 재산 정도 가지고 있는 가문일 뿐, 재벌에 속하지는 않았다.

윤단미는 제원에서 권력 집단에 속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 부유한 편에 속했다. 어려서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고 반승제와 사귄 이후로는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윤단미가 반승제에게 시집 가 그림 같은 한 쌍이 되리라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다.

모두가 그렇다 보니 윤단미 역시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반승제가 자신과 화해하고자 고개를 숙이며 들어올 줄 안 것이다.

반승제가 붙잡을 때, 윤단미는 거절했다. 그녀가 원하던 건 반승제가 평생 윤단미 없이 살 수 없다고 선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행동은 윤단미의 기대에 못 미쳤다. 그렇게 윤단미는 반승제가 결혼할 때까지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다.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때, 당장이라도 말리고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해외에서 슬픈 마음을 억누르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늘 반승제가 달래주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3년 동안 반승제는 아주 드물게 연락을 하며 회사 업무에 치여 살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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