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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성혜인과 관련된 일은 듣고 싶지 않네요

반승제와의 약속을 어긴 것도 벌써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저녁 식사 준비를 마치고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늦잠이라니.

반씨 집안만 믿고 세상 편히 살아가는 여자.

반승제의 눈에 성혜인은 그런 여자였다.

“기다리지 말고 먹죠.”

반승제는 무덤덤하게 몸을 일으켜 식탁으로 걸어갔다.

이 순간 유경아는 너무나도 조심스러웠다. 반승제의 화난 감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성혜인이 위층으로 올라가기 전 안색이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문 두드리는 소리를 정말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

성혜인을 대신해 몇 마디 하고 싶었지만, 말을 하기도 전에 반승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성혜인과 관련된 일은 듣고 싶지 않네요.”

차가운 눈빛으로 말하는 반승제는 목소리에서도 냉기가 느껴졌다. 그의 말에 유경아는 말문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식사 시간 내내 유경아는 최대한 존재감을 없애려 했다.

다른 도우미들 역시 매우 조심스러웠다.

반승제는 입이 짧은 편이었다. 조용히 식사를 마친 그는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경아는 도우미들에게 그릇을 치우도록 지시한 후 성혜인의 식사를 따로 마련해 두었다.

그 시각. 성혜인은 BK사가 위치한 곳에 이미 도착했다. BK사는 성혜인과 이번 작업을 함께 하게 된 협력사다.

한숨 자고 난 이후 컨실러로 손바닥 자국을 가린 덕분에 얼굴 흉터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으로 협력사를 찾아가는 건 실례일 것 같았다.

BK사의 책임자는 조희준보다 훨씬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회의를 진행하다 저녁 식사 약속까지 잡았다.

일종의 성의를 보이는 자리이다 보니 술을 피하기란 어려웠다. 성혜인은 세 시간 동안 두 잔 정도 마시고는 다음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그녀는 상대에게 시공 설계도를 건넨 뒤 기본 인테리어와 관련된 자재 선택 역시 거의 다 맞췄다.

매우 순조롭게 협상이 이뤄진 덕에 이틀 후 곧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성혜인은 술을 몇 잔 했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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