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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속이 아주 깊다

한편 구지한은 작은 철창 안에 웅크리고 앉아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밖의 남자를 보며 미간을 바짝 좁혔다.

“널 진짜 믿어도 돼? 네 여자 친구는 찾았어?”

반승제는 검은 로브를 밑으로 당겨 두 눈을 가렸다.

“곧 찾을 거야.”

구지한은 바닥에 내려앉자 너무 차가워서 엉덩이가 마비될 것 같았다.

“반승제,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지 있지마. 지금 구씨 가문 주인 인장이 네 손에 들어갔으니 일부 세력을 부릴 수 있을 텐데, 왜 아직도 우물쭈물하고 있는 거야?”

반승제는 옆에 있는 벽에 기대어 이 큰 도련님의 초라한 행색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났다.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더 강력한 인물이 존재하는데 아직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했어.”

구지한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속이 아주 깊어 좀체로 내색을 하지 않으며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날카로웠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모험을 하며 자신의 전부를 반승제에게 걸지 않았을 것이다.

반승제를 처음 본 날 밤, 그가 외부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구지한은 구금섬을 떠나려고 결심했다.

그의 성향은 여기있는 모든 사람들이 혐오했지만 광대한 외부 세계라면 분명 머물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구씨 가문의 차기 가주로서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면 그는 모든 사람들의 비난 대상이 될 것이다. 그의 성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날에는 암살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구금섬은 자유로운 곳이 아니었다.

“아마 여러 가문과 비밀리에 거래를 해온 그 사람일 거야. 나타날 때마다 변장을 하고 목소리도 때로는 노인처럼, 때로는 여자처럼, 때로는 소년처럼 변해서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몰라. 게다가 잔혹하기까지 해서 그의 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어. 그를 파헤치려면 좀 어려울 거야.”

구지한은 바닥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짚고 말했다.

“그런데 반승제 너도 정말 대단해. 신분을 위조할 생각을 하다니.”

원래 내섬에는 검은 로브로 가리고 다니는 인물이 있었는데, 매년 여러 가문에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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