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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죽일지언정 놓아 줄 수 없다

성혜인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노예찬은 손에 든 사탕을 배현우 앞에 던졌다.

“바보야, 먹어.”

배현우는 그가 베푸는 게 선의인지 악의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확실히 그는 멍청해진 게 맞았다. 그는 사탕을 집어 들고 포장을 벗겨서 입에 넣었다. 돌 위에 앉아 있던 노예찬이 물었다.

“달아?”

“달콤해.”

“그래?”

노예찬은 한 번도 이런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와 같은 신분의 사람은 피비린내가 가장 익숙했고 단맛은 사치였다.

의부가 말하길 이런 끈적끈적한 맛은 단시간 동안 신경을 마비시켜 투지를 앗아간다고 말했다.

어릴 적 훈련에 지쳐 힘들어하고 있을 때 사탕의 냄새를 맡고 한 알을 훔쳐 먹은 적이 있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고된 훈련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탕을 다 삼키기도 전에 두 번이나 채찍질을 당했다.

“노예찬, 정말 실망이야. 또 그딴 걸 건드리면 손가락을 하나 잘라버리겠어.”

노예찬은 그때 크게 겁을 먹었다. 이게 자신의 몇 살 때 기억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의 기억 속에 사탕은 달콤하지 않았고 두 번의 채찍질 같은 맛이었다. 피비린내 나고, 아프고, 쓰디쓴...

아무것도 모르는 배현우를 보자 그는 질투심을 느꼈다. 스물일곱이나, 여덟 살로 보이는 남자였지만 고작 사탕 한 알에 만족해서 이토록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니. 정말 그보다 10년을 더 살았다는 게 부질없었다.

노예찬은 속눈썹을 내리고 휴대폰을 꺼내 부하에게 연락했다.

“그 여자를 잡아다가 고문해서 해파리 인장의 행방을 알아내. 이 연극도 이제 막을 내려야지. 그리고 K의 무리를 막아. 구금섬은 그들이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야.”

“K가 장로님과 잘 얘기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K는 이미 성혜인과 반승제가 구금섬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금섬의 주인에게 협조하기만 하면 두 사람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노예찬은 조직 내에서 항상 그와 대립하여 둘 사이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게다가 노예찬은 조직에 가는 일이 극히 드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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