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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4화 저주에 걸린 것과도 같은 짜증

노예찬은 떠나기 직전 다시 한번 잿더미를 살폈다. 그의 마음은 무언가에 긁힌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현재의 그 짜증스러움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저주에 걸린 것 같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는 사람을 죽이는 것 외에는 이런 감정을 거의 느낀 적이 없다.

잠깐동안 탐구를 하기 싫어서, 성혜인의 목숨을 살려준 건 그에게 있어 큰 자비를 베푼 거나 다름없다.

*

성혜인은 인골을 넣은 천 조각을 들고 1킬로미터도 못 가서 기절했다.

그녀는 온몸이 아파 났고 심지어 몸에 열도 있음을 느꼈다.

그 순간 그녀의 몸은 마치 불덩이처럼 타오를 것만 같았다.

이때 누군가가 그녀의 허리를 살짝 끌어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게 누구인지 알 수 없었고, 눈을 뜨고 볼 힘조차도 없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작은 침대 위에 있었을 때였다.

창밖에는 이미 해가 지며 어여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는 손등에 바늘이 꽂힌 채 링거를 맞고 있었다.

성혜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바늘을 뽑으려는 찰나, 누군가에 의해 문이 활짝 열렸다. 그 사람은 바로 배현우였다.

성혜인은 온몸이 굳어진 채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이제 회복이 된 건가.’

배현우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침대 옆의 걸상에 앉았다.

“좀 괜찮아졌어?”

“이젠 다 회복된 거야?”

배현우의 이마에는 언제 생겼는지 모를 상처가 있었다. 아마 어젯밤 일일 것이다.

어젯밤 그녀와 노예찬이 없는 걸 보고 배현우가 그들을 찾으러 나갔다가 실수로 머리를 부딪힌 거로 보인다.

그는 손을 들어 상처가 있는 곳을 더듬는 동시에 매우 공격적인 눈빛을 하고 있었다.

성혜인은 그 상황이 아주 불편했다.

“회복되었다고 봐야지.”

그녀는 단번에 그가 배현우, 아니 반승우라는것을 알았다.

반승우는 보통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을 응시한다. 그는 평소에 이렇게 음침한 시선으로 사람을 응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재 이 남성의 시선은 너무도 공격적이다.

성혜인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고 그와 어떤 교류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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