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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2화 도대체 그는 배현우인지 아니면 반승우인지

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조차도 이 방을 나가고 싶을 때 문 앞에 있는 경비원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성혜인은 벽을 부수는 소리를 듣자마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방의 한쪽 벽은 문만큼 크게 뚫려져 있었고 곧 누군가가 정말로 그 자리에 문을 설치했다.

그녀는 이 문을 통해 옆방을 바라보았다. 옆방에는 여러 종류의 유리 시험관이 가득 있었는데 아마도 실험실인 것 같았다. 그 안에는 흰 가운을 입고 눈에는 고글을 낀 배현우가 있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점잖은 불량배 같아 보였다.

공사하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나서야 성혜인은 다가가서 경계심 어린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 반승우야, 아니면 배현우야?”

반승우는 약물 연구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고 10대 시절부터 연구소의 수석연구원들을 따라다니며 실험을 함께했다. 하지만 배현우는 아니었다. 그는 그저 실험을 통해 탄생한 인격이니 제약에 관한 지식을 알 리가 없었다.

혹시... 그가 반승우에 관한 기억을 전부 기억해 낸 거라면?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일까?

배현우는 그저 실험으로 탄생한 두 번째 인격이지만 반승우야말로 그 몸의 주요 인격인데, 배현우가 반승우를 밀어내고 혼자서 이 몸을 차지할 이유가 없었다.

배현우는 손에 든 시험관을 응시할 뿐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성혜인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가 여러 약품을 계량하고 혼합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확신했다. 배현우가 정말 반승우의 기억을 다 가지고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반승우의 기억을 전부 가지고 있는 거야? 아니면 일부만 기억해?”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배현우는 손에 든 시험관을 부숴버렸다.

“약을 먹여야만 조용히 할래?”

성혜인은 경계하며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순간 배현우의 손이 그녀의 턱을 잡아 치켜들었다.

“성혜인, 여기서 너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해. 내가 하라고 하는 건 무엇이든 해야 하고 나를 화나게 만드는 일이 생긴다면 나 또한...”

이 말을 마치고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었다.

“나 또한 널 화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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