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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3화 기세등등한 사람들

성혜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도대체 무슨 기억이 떠올랐기에 배현우는 이토록 반승제를 증오하는 걸까.

배현우의 인격이 이미 이 몸을 독차지 하지 않았나? 반승우는 정말 완전히 소멸된 걸까?

그녀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배현우가 다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썩 꺼져. 침대에 가서 잠이나 자.”

“해독제, 해독제를 줘.”

그녀의 말투 또한 차갑고 고집스럽게 변해갔다.

“해독제 같은 건 없으니까 그 짐승 새끼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기나 해.”

그 말에 성혜인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이 잃었던 첫 아이를 생각하며 배현우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다.

그녀는 두려웠다. 방금 먹은 그 약이 너무 두려웠다. 심지어는 벌써 배가 아파 오는 착각마저 들었다.

“해독제! 해독제를 달란 말이야!”

배현우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목을 조르는 그녀의 손에 아무런 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성혜인은 미친 듯이 테이블 위를 뒤적이며 해독제를 찾기 시작했지만, 테이블 위에 시험관이 너무나 많아 그 중에서 도대체 어느 것이 해독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배현우는 여유로운 자태로 있지도 않은 먼지를 몸에서 털어냈다.

“해독제는 아직 만들지도 않았어. 그리고 너는 이제 시간이 없고.”

순간 머릿속에서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성해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배현우는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옆에 앉아 넋이 나간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손끝으로 그녀의 뺨을 건드렸다.

“만지지 마!”

그녀는 마치 역겨운 무언가를 보듯 손을 뿌리쳐냈다. 재밌다는 듯 몇 번 웃은 배현우의 눈빛에 노기가 서렸다.

“반승제는 건드릴 수 있고 나는 건드리면 안된다는 거야? 참, 애도 가졌으니 둘이 침대에서 몇 번이나 뒹굴었는지 셀 수도 없겠네.”

“너랑 뭔 상관이야!”

“성혜인, 나를 자극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녀의 손을 잡아챈 배현우는 단번에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잡아 찢어버렸다.

“내가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상관있게 만들어줄 수 있어.”

성혜인은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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