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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6화 의심

한편 응접실에는 구창모와 연태광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어제 구창모는 연태광을 설득하지 못해 몹시 화가 났지만 그럼에도 오늘 다시 찾아왔다.

내섬에 있는 네 가문은 서로 거래하고 있었지만 전부 자기만의 실속을 챙기기 바빴다. 섬에는 자원이 한정적이라 계속 안정을 유지하려면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했다.

네 가문 중 정직한 가문은 하나도 없었고 모두가 더 많은 이득을 취하기를 원했으며 오래 지속된 평화는 단지 겉모습에 불과했다.

연태광은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였다. 누구에게도 밉보이지 않고 때로는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그 사람과 척을 지지 않았다.

구창모는 본디 그를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설득은커녕 어젯밤 연태광에게 완곡하게 거절당할 줄은 몰랐다.

노인의 두 번째 방문은 다소 격이 떨어지는 일이었지만 그 무리가 언제 다시 공격할지 모르니 당장 아군을 끌어와야만 했다.

“연 가주, 나와 힘을 합치면 앞으로 구씨 가문은 반년 치의 약을 연씨 가문에 양보하겠네.”

그 약은 밑에 있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모두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제공했다.

네 가문이 번갈아 가며 검은 옷을 입은 남자와 거래했고, 분배는 항상 합리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제 구씨 가문은 반년 동안의 거래 자격을 포기할 예정이었으니 비교적 큰 이익을 양보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예전 같았으면 연태광은 무조건 동의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런 종류의 약을 제조할 수 있는 배현우가 있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거래 자격은 그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최근 우리 하준이가 조금 아파요. 어르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제가 아들을 무척 아끼잖아요. 이번 달에는 조용히 하준이와 함께 사당에서 연씨 가문 조상님들께 절을 올리려고 해요.”

구창모는 감정이 격해지며 가슴이 울렁거렸다. 이 정도까지 양보했는데 연태광은 여전히 호의를 무시했다.

그는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막 나가려던 찰나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구창모의 표정이 금세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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