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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5화 마음대로 조종하다

하지만 그건 다 이후의 이야기다. 지금의 배현우는 이 남자의 정체가 가장 의심스러웠다.

검은 로브로 온몸을 가린 옷차림새는 누구라도 쉽게 변장할 수 있었다. 전에도 그는 이런 속임수에 당한 적이 있다.

그때의 반승제는 배현우의 별장에서 성혜인을 취할 만큼 간이 컸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기필코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의 얼굴을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야 했다.

“연가주님, 일전에 반승제를 포로로 잡아두었을 때가 기억나시죠? 지금은 도망쳤지만. 연가주께서는 아마 반승제 같은 사람의 성격을 잘 모르실 수 있어요. 아주 대담하고 치밀하기까지 한 사람이에요. 그러니 연가주께서는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의 얼굴을 꼭 확인하시길 바라요. 혹여 반승제가 그로 변장했을까 염려돼서요. 그는 전에도 이런 짓을 저지른 적이 있어요.”

조금 지나치다고 느낀 연태광이 인상을 찡그렸다. 일개 포로 주제에 감히 내섬의 높은 인물로 변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반승제는 무려 내섬에 들어서자마자 큰 소란을 일으킨 요주의 인물이었다.

“배현우 씨, 하지만 우리도 몇 해를 지나오는 동안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어요.”

“그가 반승제만 아니길 바랄 뿐이에요.”

배현우의 눈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내일 아침, 구씨 가문 어르신이 당신을 설득하러 다시 오실 때,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검은 로브 남자가 얼굴을 드러낼 수 있게 하세요.”

“혹시 그분의 심기를 거스르는 게 아닐까요?”

검은 로브의 남자는 여러 가문에게 범접할 수 없던 존재였기에, 연태광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또한 배현우가 진짜로 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의 심기를 건드려 그의 눈 밖에 나는 게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다.

만약 배현우가 처음부터 그를 속이고 있었다면 연씨 가문은 앞으로 잃을 것이 너무 많게 될 것이다.

배현우가 손에 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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