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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4화 성혜인을 찾다

가정부가 그를 화장실로 안내했다. 한편 구창모는 연태광과 논의를 계속 이어 나갔다.

한 모퉁이를 지나갈 때 반승제의 귀에 가정부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니까. 그냥 굶어 죽으라지 뭐.”

“배현우 씨의 연구실도 일부러 그 여자의 옆방에 배치해 놓은 것 같던데, 둘이 혹시 커플일까?”

“풉, 그냥 아무 남자나 안고 뒹구는 여자가 틀림없어. 여기 들어올 때도 뻔뻔하게 배현우 씨에게 안겨서 들어왔는데, 뻔하지 뭐.”

여성의 지위가 지극히 낮은 이곳에서 여자가 연회에 함께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

더군다나 남자의 품에 안겨있는 상상조차 못 할 광경을 보았으니. 이곳에 맞게 길들여진 여자들은 자연스레 성혜인을 적대시했다.

반승제는 자신에게 길을 안내한 가정부에게 물었다.

“연씨 가문에 손님이 계신 건가요?”

“네, 배씨 성을 가진 분이세요. 연가주님께서 귀한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분이 여자도 한 명 데려오셨어요.”

한 남자와 여자가 왔고, 남자의 성이 배씨인 것을 보면 분명 배현우와 성혜인일 것이다.

화장실에서 돌아온 반승제는 여전히 구창모의 뒤에 서 있었다. 구창모는 한 달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고집하는 연가주를 결국 설득하지 못한 듯했다. 안색이 어두워진 구창모는 화가 난 모습으로 나가버렸다.

반면 반승제는 머무르길 요청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네 개의 가문에서 모두가 반기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태광은 그를 아주 정중하게 대했다.

“제가 이미 사람을 시켜 머물 방을 준비해 놓았으니 들어가 쉬시지요.”

고개를 끄덕인 반승제는 가정부를 따라 그가 준비해 놓은 방으로 향했다.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린 그는 모두가 잠든 뒤에야 산책하는 척 밖으로 나왔다. 모든 창문을 봉쇄해 놓은 방을 지나갈 때 반승제는 걸음을 멈췄다.

창문에는 작은 구멍들이 있긴 했지만, 워낙 굳게 봉쇄해 놓은지라 전혀 열리지 않았다. 그 안을 한번 살펴보니 커튼이 반쯤 쳐져 있었는데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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