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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그가 사랑하던 그 사람이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과일 따윈 안중에도 없었고 오로지 딸을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다.

온몸은 뻣뻣하게 굳어진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여보세요?”

핸드폰으로 애타게 불렀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무언가에 의해 신호가 끊어진 것 같았다.

설의종은 즉시 자신의 차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혔던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길을 따라 쭉 운전하자 곧바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에 이르게 되었다.

현장에는 이미 행인들이 구경하고 있었고 주위는 기자들로 시끌벅적했다.

차량 두 대가 부딪혀 불꽃이 치솟는 바람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상태는 알 수 없었다.

설의종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동공 풀린 눈으로 차에서 내린 그는 자신의 발 옆에 웬 사진 한 장이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사진 속에는 그가 아주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등 뒤로 이제껏 본 적 없는 낯선 환경이 펼쳐졌고 여자는 웃음을 짜내는 듯한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설의종은 뭔가가 심장을 가격한 듯 눈빛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사진 속의 여자는 그가 사랑하던 그 사람이다.

이성을 잃은 설의종은 불타는 차를 향해 달려가려고 애를 썼지만,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고 차는 곧 다시 폭발했다.

현재 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통화했던 여자아이의 쾌활한 목소리뿐이었다.

“아버지, 어떤 과일을 드시겠어요?”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지금 만나러 가는 길이에요...”

설의종은 하늘로 치솟는 불길을 보며 마치 그 속으로 빨려가는 듯 온몸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뭔가 말을 하고 싶어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참 후, 그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진세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 선생, 내 딸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진세운이 아니라 성혜인이었다.

“진 선생님 지금 병원에 계세요.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총까지 맞았거든요. 무슨 일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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