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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네요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회전 유리문 안으로 걸어갔다.

그 시각 성혜인은 작은 포크로 앞에 놓인 디저트를 한입 베어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길을 사로잡는 훤칠한 남자가 다가오자 온몸이 굳어지더니 이내 손에 든 포크를 내려놓고 예의 갖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제 씨, 왔어요?”

반승제는 아무 말로 하지 않고 바로 진세운의 곁으로 가서 그의 멱살을 잡았다.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냐고!’

진세운은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뭐 하는 짓이야?”

반승제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하얀 손이 그를 가로막았다.

고개를 돌리자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성혜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 선생님이 절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죽었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얼마나 난폭한지 알긴 해요?”

반승제는 눈빛에는 의아함이 스쳤다.

“승제가 널 구했다고?”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내쳤다.

“자초지종도 모르면서 화부터 내는 건 진짜 별로네요. 승제 씨,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네요.”

잔뜩 실망한 그녀의 모습을 마주하자 반승제는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진세운을 뿌리치고 곧장 성혜인의 손을 잡았다.

“혜인아, 나랑 가자.”

그 시각 성혜인의 시선은 진세운을 향하고 있었다.

“진 선생님, 괜찮아요?”

진세운은 여유롭게 옷깃을 정리하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반승제의 시선은 그의 귓불에 떨어졌다. 왼쪽이랑 오른쪽 전부 다 확인해 봤지만 그가 찾으려는 붉은 점은 없었다.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꿈에 그리던 성혜인을 만났기에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수많은 얘기들을 털어놓고 싶었다.

넘칠듯한 그리움은 어느새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진세운은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요. 승제 만나고 싶었잖아요. 얼른 같이 가요.”

성혜인은 망설이고 있었다.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지 스스로도 몰랐으나 그저 진세운과 떨어지면 불안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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