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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대표직은 네가 맡아라

설인아의 눈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나미선에게 사정하는 것뿐이다.

“아버지 좀 말려줘요. 저 정말 나가기 싫어요. 앞으로 효도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쫓아내지 말아요.”

애간장을 태우던 나미선은 자비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굳건한 설의종의 모습을 마주하고선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지금 다가가서 인아를 위해 사정하는 순간 어쩌면 본인도 쫓겨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저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설인아는 꼼짝 못 하는 눈앞의 여자를 보고선 답답함이 밀려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빌게요.”

설의종의 말에 충격을 받은 설기웅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인아처럼 착한 애가 어떻게 날 속여... 저렇게 여린 사람이 누군가를 죽이려고 계획했을 리가 없어...’

그는 허리를 굳게 세운 채로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때 거실 문이 열렸다. 밖에서 돌아온 설우현은 어수선한 집안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꾹 닫고 있던 그때 설의종이 입을 열었다.

“우현아, 이제부터 설씨 가문의 주식은 너한테 넘어갈 거다. 대표직도 당분간은 네가 맡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설우현은 환청이 들리는 줄 알고 귀를 의심했다. 패가망신하기로 소문난 그가 지금껏 모든 관리를 잘해온 큰형을 대신해 이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는데 어찌 믿을 수가 있겠는가?

‘아버지가 무슨 자극을 받으신 건가?’

제원에서 막 돌아온 그는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농담치고는 설의종의 표정이 너무 엄숙한 데다가 설인아는 경호원 두 명에게 끌려갔고, 설기웅은 이마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다.

설우현은 곧 터질 듯한 폭탄을 안고 있는 느낌에 마른침만 꿀꺽 삼켰다.

이 집안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설의종이다. 만약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뜻을 거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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