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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신분 교환

그들은 어려서부터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 심지어 친구들과 함께 파티하는 도중에 사람이 바뀐 적도 있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을 길러낸 사람 외에는 이 비밀을 아는 이가 없었고 둘은 늘 같은 이름을 공유하면서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지내왔다.

예를 들어 그들 중 한 사람이 제원의 파티에 참석했다면, 모든 걸 상황을 기억한 채 언제 누구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주 자세하게 정보를 주고받았다.

하여 두 사람 사이에는 비밀이 없었다.

형이 좀 더 온화하고 부드러운 스타일이라면 동생은 그 모습마저 완벽하게 흉내 낼 수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형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동생은 담배를 피운다.

지난 몇 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대역을 연기하며 본인들만의 세상에서 모든 사람을 조롱했다.

또한 그들은 사석에서 서로를 구분하기 위해 형은 세운, 동생은 백운이라고 불렀다.

“세운아, 설마 성혜인한테 최면 걸었어?”

“응.”

진백운은 소파에 앉아 자신의 귓불을 문질렀다.

“지난번에 시환이가 내 귓불을 뚫어져라 쳐다봤을 때 누군가가 이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린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어. 반승제 참 대단하지?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고민도 안 하고 바로 날 의심하다니... 다른 사람이었다면 절대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진백운은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내 머리카락이 너보다 긴가?”

“응. 다듬는 게 좋을 것 같아.”

“세운아, 이번 게임은 언제까지 할 거야? 성혜인이 널 사랑하게 만들려고?”

진세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뭐가 됐든 감정을 컨트롤하는 건 매우 골치 아픈 일이기에 그는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면은 필요한 수단일 뿐이고, 그동안 성혜인에게 잘해줬던 이유는 단지 그에게 적응할 수 있도록 경계심을 풀기 위함이었다.

“내가 전에도 얘기했잖아. 사람 감정 가지고 장난 안 친다고.”

진백운은 담배 한 대를 꺼내더니 불을 붙이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 난 또 네가 선을 넘은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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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손병진
우째 내용들마다 비슷비스하네 여기도 최면에걸게하네 실큰 괴롭히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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