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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좋아하는지 아닌지

그리고 나서는?

뭐야? 아무 말도 안 해?

성혜인은 그가 붙잡거나 다른 어필을 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 달리 반승제는 아무 말 없었다.

그저 “그래”라는 두 글자뿐. 그는 반지 두 개를 낀 손으로 턱을 괴고 조용히 성혜인을 바라보았다.

성혜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왜 화가 난 건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억울한 감정까지 생겼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성혜인은 포크로 접시 위에 놓인 스테이크를 있는 힘껏 푹 찔렀다. 얼굴빛은 얼음장같이 차갑다.

반승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입맛이 없어?”

“내버려둬요.”

이 한마디를 내뱉은 그녀는 미간을 찡그린 채 스테이크를 우걱우걱 먹었다.

“그래.”

가볍게 대답한 그가 성혜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성혜인은 무언가에 짜증 버튼이 눌린 듯 벌떡 실어나 식탁보를 휙 잡아끌었다.

테이블 위의 스테이크, 와인, 양초가 쨍그랑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 소리에 문득 성혜인은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그제야 자각한 듯 했다.

그녀는 반승제를 한 번 힐끗 보더니 7층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서 샤워하고 머리를 말렸다.

새벽 두 시까지 침대에서 뒤척였지만 반승제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

또 짜증이 치밀어오른 성혜인은 이불을 걷어차고 나와 반승제를 찾아다녔다.

결국 그를 발견한 곳은 베란다. 반승제는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여러 대나 쌓여 있었다. 그는 팔꿈치를 난간에 걸친 채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손에 든 담배는 불이 꺼져있었다.

뒤에 서서 1분 동안 보고 나서야 성혜인은 그를 향해 다가갔다.

“왜 아직도 안 자?”

“잠이 안 와서요.”

성혜인은 반지가 두 개나 끼워져 있는 그의 왼손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안 받은 반지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줄 거죠?”

반승제가 그녀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아마도.”

또 한 번 짜증이 치밀어오른 성혜인은 속이 너무 답답했다. 그러나 요즘 머릿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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