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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반승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뚫어지라 그녀를 바라봤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입을 열었다.

“1층부터 7층까지 전부 다 내 땅인 거 몰라?”

성혜인은 정말 몰랐다.

반승제가 손뼉을 치자 밖에서 경호원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들어왔다.

“나가서 핸드폰 주워 와. 고장 났으면 고쳐서 나한테 가져오고.”

성혜인은 무의식적으로 진세운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와 마음이 불안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는 자신의 행동이 답답했지만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알지 못했다.

반승제는 손끝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옷을 입혀줬다.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죄책감과 미안함 더불어 가시에 찔린 듯한 고통이 밀려와 가슴이 미어졌다.

10분 후, 경호원이 돌아왔다.

“대표님, 워낙 멀리 떨어진 탓에 고장이 났습니다. 수리 업체에 맡기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담배에 불을 붙이며 개인 주치의를 불렀다.

여러 가지 검사를 마친 의사는 성혜은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혜인 씨는 아주 건강합니다. 데이터 수치만 놓고 봤을 때도 전혀 이상 없습니다.”

손끝에 담배를 끼운 채 창가에 기댄 반승제는 차분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됐어요. 나가서 정신과 의사 불러와요.”

아무리 지하 격투장이 매일 사람들로 붐빈다 한들 그들 중에서 심리학을 아는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남자는 성혜인과 1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곧장 반승제에게 가서 보고했다.

“혜인 씨가 대표님을 많이 사랑했던 게 사실이라면 지금은 무언가에 통제된 게 틀림없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겁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혜인 씨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지시를 내린 그 사람한테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거예요. 끝까지 정신을 붙잡고 있는 간절함이 없었더라면 아마 대표님을 완전히 잊어버렸을 겁니다. 불안함과 공포에 지배당한 이런 상황에서 대표님을 밀어내지 않았다는 건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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