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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분노

한편, 설의종은 이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사들은 그에게 수액을 주입하려고 분주하게 준비하기 시작했으나 바늘이 꽂히자마자 설의종은 의식을 되찾았다.

그는 바늘을 뽑더니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설씨 가문은 이제 막 설의종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설기웅과 나미선은 부랴부랴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문 앞에 이르자 정원 밖에서 차 한 대가 오더니 곧이어 설의종이 차에서 내렸다.

설기웅은 강한 감정에 억눌린 듯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바짝 긴장하게 되었다.

“여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얼굴은 또 왜 이렇게 초췌한 거예요?”

나미선은 여느 때처럼 그가 벗은 정장을 정리하려고 앞으로 다가갔지만, 설의종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온 신경은 설기웅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설기웅은 현관에 서서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한 어조를 보였다.

“아버지.”

그러나 다음 순간, 설의종은 현관 입구에 놓인 꽃병을 들더니 망설임 없이 설기웅을 향해 던졌다.

방심하고 있던 설기웅은 피할 겨를도 없이 정면으로 맞았고 이마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나미선은 겁에 질린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설기웅을 감싸안았다.

“여보,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그래요? 기웅이가 뭘 잘못했어요?”

나미선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고 당장이라도 설기웅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설기웅은 꼼짝하지 않은 채 집요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또한 자신이 무슨 천리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 아버지가 이토록 화를 내는지 알고 싶었다.

설기웅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설의종이 소파 쪽으로 걸어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고 눈빛은 칼날처럼 예리했다.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설기웅은 아버지로부터 이토록 미움을 산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더욱 아팠다.

설의종은 소파에 앉자마자 혐오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오늘 밤에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얘기해 봐.”

설기웅은 자신이 설인아를 도운 걸 숨기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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