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무리 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고 해도 누구 하나 단이혁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어떤 사람은 집 안에서 김종주가 했던 말을 되새기며 단서를 찾아내려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정원을 둘러보기도 했다.만약 그들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정원집이 바로 강하랑이 살던 집일 것이다.정원에 있는 테이블엔 먼지 한 톨도 없었다. 아마 매일 누군가가 여기 앉아 있었거나 날이 좋을 때면 여기서 식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었다.집 안 거실에도 테이블이 있긴 했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배치되지 않아서 그런지 사용했던 흔적이 별로 없는
그들이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을 때 손님을 ‘배웅'하고 온 단이혁이 그들을 정신 차리게 했다.단이혁이 행여나 귀찮은 일거리를 만들게 되었을까 봐 걱정된 단원혁은 그가 돌아오자마자 바로 물었다.“너무 심하게 처리한 건 아니지?”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들었다. 정원 밖에서 들려오는 그 비명을 말이다. 단원혁은 단이혁이 힘 조절이라는 것도 없이 처리했을까 봐 걱정되었다.아무리 이곳이 구석진 시골 마을이라고 해도 마을 주민끼리는 서로 아는 사이였고 평소에도 투덕거리면서 살긴 했지만, 주민들끼리 뭉친다면 외부인이 감당할 수 있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서 자자. 이따 대충 알아서 먹을 것을 사와. 그리고 편히 쉬어.”이 정원집엔 방이 두 개 있었다. 거기다 연바다와 강하랑이 남겨둔 물건이 꽤나 있었고 대부분 바로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형제들끼리 대충 하룻밤 자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아무리 잘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해도 딱히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텐트와 필요한 생활용품을 챙겨왔기 때문이다.그들에게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강하랑을 찾는 일이 더욱 중요했다.단원혁은 잠자리를 만들라고 말한 뒤 따로 단이혁과
서해시.이곳은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도시였다. 교통도 편리할뿐더러 이곳엔 인구도 많았다. 아무리 톱스타가 온다고 해도 여행객에게 들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심지어 톱스타를 우연히 전철에서 만났다고 해도 팬들은 감히 인사하면서 알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만약 인사를 하면서 말을 건다면 자신의 톱스타에게 사람으로 가득해 지옥 같은 곳에서 소중한 자리를 양보해야 했기 때문이다.강하랑은 연바다와 이틀을 걸쳐 이곳으로 도착했다. 도시 환경이 아름다웠던 터라 세 사람은 이곳에서 하룻밤 묶기로 했고 그렇게 생긴 자유 시간
바닷가를 걸으면서 많은 여행객을 보았다.커플도 있고,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등 아주 많았다.강하랑은 그들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이 가득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유성'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가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그녀가 친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연유성'은 포함되지 않은 것 같았다.하지만...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 그녀의 부모님이나 형제가 존재한다면, 그녀는 아마도 그들이 가까이 다가와도 거부하지 않을 것 같았다.심지어 그녀는 진지하게 가족과 함께 있는 상상도 해보았다.
그녀는 떠나기 싫은 건 아니었다.다만... 이상하게 미련이 남았다. 대체 무엇 때문에 미련이 생긴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미련이 어디서 온 것인지 찾아보고 싶었다.또 어쩌면 상대에게서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이유를 듣고 싶은 것일 수도 있었다.“유성아, 난 너랑 함께 떠나기 싫은 건 아니야.”강하랑은 다시 그의 시선을 마주 보며 다소 복잡한 심경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는 결국 말을 꺼냈다.“난 그냥 우리 지금도 그럭저럭 잘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굳이 떠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야.”물론 그
그리고 이내 남자의 향수 냄새가 진득한 손수건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고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하랑아, 혹시 내가 실수한 거 있으면 그냥 말해줘. 나한테 불만이 있다고 해도, 아니면 나랑 다른 의견이 있는 거라고 해도 그냥 나한테 바로 말해. 너무 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 있지 말고.”그는 손을 거두면서 말했다.그의 차갑던 표정도 어느새 많이 부드럽게 풀려 있었다.“정말로 나랑 함께 떠나는 게 싫은 거야?”강하랑은 꽃을 들고 시선을 내리깔았다.분명 방금 눈물을 닦았지만 지금 또 한 방울 뚝 떨어져 꽃송이에 안착했다.그녀는
연바다와 돌아온 강하랑은 바로 음식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한바탕 울고 나니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었고 몸에도 어느새 땀이 나 찝찝했다. 그래서 배고픔을 참고 일단 호텔 방으로 돌아와 샤워부터 했다.호텔 1층이 바로 레스토랑이었다. 음식은 바깥에 있는 식당과 맛이 비슷했고 심지어 가격도 더 쌌다.강하랑은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연바다에게 1층에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어떤 음식이든 편식을 하지 않으니 먼저 시켜도 된다고 했다.연바다는 그녀와 함께 방으로 올라왔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고 내려가면서 잊지 않고 진정석에게도 밥을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