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은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다가 시선을 돌려버렸다.그래도 그의 말에서 연바다의 말에서 중요한 단서를 얻어냈다. 그녀가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연씨 가문의 본가였다.연유성이 어릴 때 벌을 받던 곳은 바로 본가에서 그녀가 가보지 못한 그 방이다. 바로 연씨 가문 저택 뒷산의 오래된 나무 밑에 있었다.그때의 강하랑은 연유성이 안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줄로만 알았지 이런 쪽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이 방은 아마 연성철이 쓰러지고 연유성이 HN그룹을 책임지면서부터 쓰지 않은 모양이었다.그 뜻인즉슨, 강하랑이 아무것도
병원.연유성은 강하랑이 실종되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이곳으로 왔다.한주시로 돌아온 후, 온서애는 자주 몸이 불편하여 입원했고 요즘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본가로 돌아간 적이 적었다.정신과와 병원은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가 퇴근 시간이라 차가 심하게 막혔다.연유성이 도착했을 때, 온서애는 진영선의 시중 아래 저녁 식사를 마친 후였다.“사모님, 이정도 밖에 안 드셔도 돼요? 저 드세요. 요즘 날도 춥고 밤이 길어요.”진영선은 온서애가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또 테이블의 음식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걱정
“그러면 어머니는 형을 감싸겠다는 건가요?”연유성은 바로 떠나지 않았다. 온서애의 말에 분노하지도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되물을 뿐이었다.온서애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네 마음대로 생각해. 나도 그 애가 한주시에서 뭘 하는지 몰라. 어디 있는지는 더 모르고. 그 애는 제원시에 있어도 너보다 효도를 잘해!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안부 문자를 보내고 날 보러 와줬어. 그런데 넌? 넌 그저 죽은 연준석과 똑같아! 이 불효자식아!”“제가 불효자식이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어머니가 그런 범죄자를 보호하려고 든다는 게 놀
방안의 강하랑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사실 그녀는 입맛이 없었다. 방안은 피 냄새로 진동했고 눈앞에는 미친 놈이 그녀를 주시하고 있으니 속이 뒤집힐 만도 했다.하지만 정말 누군가 그녀를 구하러 와준다면, 뭐라도 먹고 힘을 내야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억지로 입에 음식을 쑤셔 넣으며, 그녀는 자책하기 시작했다.만약 오후에 한남정에서 조금 더 경계심을 세웠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온마음과 단이혁의 혼사 때문에 온 것이었는데, 좋은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납치되어서 걱정만 시키는 것 같았다.그러다가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에 연바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주변의 분위기도 삽시에 차가워졌다. 어느새 연바다는 여유를 잃었다.시선을 돌려 강하랑을 쳐다보자 강하랑은 여전히 음식을 씹으며 헝클어진 머리로 눈을 깜빡였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연바다는 문을 열지 않고 바로 강하랑의 수저를 빼앗아 한편으로 던져버렸다.“저기요, 나 아직 채 먹지 못했는데...!”강하랑이 화를 내며 일어서려고 할 때, 연바다가 그녀의 머리를 눌러 의자에 앉혔다.“조용히 해요. 그렇지 않으면 손이나 발, 하나 정도는 못 쓰게 만들어줄 테니까. 그때
“그런데 못 참겠어요... 아니면...”강하랑은 원래 연바다가 원치 않는다면 그의 부하를 시켜 대화를 나누거나 그녀를 일으켜 세워줬으면 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연바다만 있을 뿐, 그 누구도 없었다.여기가 어딘지 모르니 귀걸이의 GPS가 제대로 작동할지도 몰랐다.만약 연바다가 이곳에서 그녀의 시체를 유기할 생각이라면, 강하랑은 반항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강하랑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았다.연바다에게는 그녀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다.한남정에서, 연씨 본가의 그 방에서. 기회는 많았다. 그러니 직접
불쌍한 척하는 것도 잠시였다. 연바다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강하랑은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포인트에서 화가 났길래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인지 몰랐다.따라오는 길에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뭇가지에 베이면서도 신음조차 내지 않았었다.혹시... 더는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은 건가? 놀란 강하랑은 억울함을 내리누르며 물었다.“연바다 씨, 앞에 길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문제라도 있어요?”“몸에 지닌 물건을 다 이리 내요. 그래야 게임을 계속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 버리고 갈 거예요.”연
강하랑은 시선을 내려 오빠가 준 악세사리가 밟히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했다.하지만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받기 싫을 리가 있겠어요? 연바다 씨가 선물해 준다면 저야 고맙죠.”강하랑은 굴러온 복을 발로 차버릴 사람이 아니었다.지금의 그녀는 오빠들 덕분에 먹고 자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지만 예전에 가난한 시절을 보냈기에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만약에 이 미친놈이 정말 선물한다면 당연히 받을 것이다. 나중에 팔면 그것도 돈이 되니까.사람은 싫어도 물건은 죄가 없지 않은가. 연바다는 그녀를 지켜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