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하다.실력 믿고 으스댄다.몇 가지 단어로 장이나는 한남정을 갑질하는 식당으로 만들어 버렸고 몇 번 우승했다고 다른 식당을 무시한다는 이미지가 되어버렸다.참가자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고 혈기왕성했다. 그래서인지 장이나의 말에 바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장이나와 같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아무리 한남정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 안 한다고 해도 사람을 이렇게 무시해서는 안 되지 않나요?”“맞아요. 여자를 심사위원으로 보낸 건 그렇다 쳐요. 여하간에 직업엔 성별은 따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젊은 사람이 와서 무슨
어르신의 날카로운 눈빛이 강하랑에게 닿았고 그녀를 훑어보았다.“한남정에서 너 같이 어린애를 혼자 보냈다고? 박재인이 죽은 게냐, 아니면 제대로 된 제자 한 명도 없다는 게냐?”전혀 사양하지 않고 무례한 말을 하는 외할아버지에 강하랑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조금 전까지 마음속으로 외할아버지기 때문에 고민하던 것도 전부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오늘 처음 만난 외할아버지보다 친구이자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박재인이 더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외할아버지의 말은 박재인을 저주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강하랑은 외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이-”남자는 강하랑의 말에 더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화를 냈고, 강하랑이 만약 여자만 아니었어도 달려들어 주먹을 휘둘렀으리라 생각했다.“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죠? 내가 뭐 틀린 말 했어요? 여자가, 그것도 나이도 어려 보이는 여자가 여기서 우리를 평가한다고요?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어요. 그러니 우리가 당신을 쫓는 건 당연한 거라고요!”갑자기 가까이 다가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남자 덕에 강하랑은 바로 미간을 찌푸리게 되었다.그럼에도 그녀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냉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반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심사위원증을 대충 휙 던지며 말했다.“이 심사위원은, 더는 해줄 흥미가 뚝 떨어졌네요. 미리 말하는데, 당신들 때문에 한남정이 가는 건 아니에요. 당신들이 우리 한남정의 평가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 여하간에 한남정은 대회에 참가만 하면 우승이니까요. 당신들은 그 우승도 못 해보고 번마다 처참하게 졌잖아요. 우리 한남정에선 이런 쓰레기를 맛보고 평가할 생각은 없어요.”그녀는 가소롭다는 듯 웃으면서 팩트로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사실이 아닌가?번마다 대회에서 지는 건 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녀
익숙한 목소리에 강하랑은 고개를 돌렸고 사람들도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들의 시야에 정장을 빼입은 연유성이 있었다.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유난히도 허리가 곧고 커 보였다. 두 손을 정장 바지에 찔러넣은 채 긴 다리를 휘적이며 오는 그의 모습에서도 곱게 자란 티가 났다.강하랑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연유성이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그녀는 시선을 옮겨 연유성의 얼굴을 보았다.그녀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분명 어제 이 남자는 단이혁에게 맞아 입가가 터졌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보니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퉷!”박재인은 그를 향해 침을 뱉었다.“체면이 뭔지 아느냐고? 하, 내가 우리 선배님을 심사위원으로 보내줬더니, 뭐 체면? 이 사람은 내 선배님이야, 선배님. 알기나 해? 나보다 실력도 없는 게 체면을 운운해!”“너-”정수환은 바로 반박하며 욕하려 했지만, 순간 이상함을 감지하곤 멈추었다.‘무슨 소리지? 선배님이라고?'정수환은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린 채 박재인을 훑어보곤 다시 고개를 돌려 강하랑을 보았다.‘선배님? 박재인이 어려도 한참 어린 여자애를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하, 누굴 속여!'
“잘못을 아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죠. 사과받아줄게요.”잘못을 알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에게 강하랑은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였다.그녀는 진지하게 눈앞에 있는 소년을 보더니 몇 마디 진심 어린 충고를 했다.“아직 어리니 주위 사람들이 하는 몇 마디에 휩쓸리는 건 아주 정상이에요. 하지만 다음번에는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길 바라요. 정말로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사실인지,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고 입을 여세요. 제가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그쪽이 아직 나이가 어리니, 또 제때 사과하고 반성하니 받아 주는 거예요.
강하랑이 추억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단사랑 씨는 아까 그 소년이 아주 신경 쓰이나 봐요.”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연유성의 그윽한 눈빛을 보게 되었고 바로 감정을 갈무리했다.“내가 누굴 신경 쓰던 연 대표님과 무슨 상관이죠? 연 대표님은 요식업계 사람이 아닌 거로 아는데, 내가 같은 업계 후배를 챙기든 말든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는 거죠? 연 대표님, 오지랖 그만 부려요.”빈정대는 어투엔 아까 소년과 얘기하던 다정함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었다.연유성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디스해도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