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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보디가드가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이준혁이 찻잔을 들어 그쪽으로 뿌렸다.

“풉.”

차와 찻잎이 이천수의 얼굴에 흩뿌려져 꼴이 매우 우스워졌다.

“짐승 같은 놈이.”

이준혁이 이천수에게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

“이사님, 말 가려서 하시죠.”

이천수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이준혁의 강압적인 아우라에 살짝 놀란 것 같았다. 그는 이제 이천수가 알던 남자아이도 소년도 아니었다. 이제는 혼자서도 우뚝 설 수 있는 남자가 되었다.

오히려 이천수가 이준혁 앞에서 쩔쩔매는 상황이었고 압도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준혁에게 기세가 크게 꺾인 것 같았다.

이준혁이 말했다.

“현장에 아저씨 신분을 모르는 주주들이 있겠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아저씨는 할아버지에게 절대 집사 이상이었습니다.”

이천수는 이준혁이 반박하는 게 싫었지만 그가 가까이 서 있었기에 그 위압감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이준혁이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때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의 암해를 당한 적이 있는데 아저씨가 구해주셨어요.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몸에 칼자국이 적지 않게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그 어떤 장소에서든 아저씨를 생사를 같이한 형제라고 말씀하셨고 한 번도 아저씨를 도우미로 하대한 적이 없습니다.”

이 사실은 현장에 있는 초대 주주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이태수는 주진희를 형제로 생각했는데 이천수가 이렇게 하대할 줄은 몰랐다.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을 이렇게 대한다는 건 그의 인성이 바닥이라는 걸 설명했다.

주주들이 수군거리자 이천수의 얼굴은 마치 따귀라도 맞은 것처럼 얼얼했다.

이준혁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썼다는 그 편지 다시 꺼내보세요.”

이천수는 내키지 않았지만 꺼내지 않으면 의심받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다시 꺼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편지를 입안에 욱여넣더니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짐승 같은 놈, 내가 편지를 꺼내 보여준다 해도 너는 나를 모함할 거야.”

이천수는 일단 적반하장이라도 하고 볼 심산이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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