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6화

이준혁은 전화를 끊고 나서도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윤혜인이 그의 팔짱을 끼고 물었다.

“아주머니셔요?”

지난번에 이준혁이 약에 대해 설명해줬을 때 문현미가 원지민에 의해 몰래 약을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윤혜인은 소름이 돋았다.

‘어쩐지 아주머니의 요즘 행동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느껴지긴 했어.’

이준혁이 말했다.

“응. 넘어지셨대. 좀 가봐야겠어.”

“나도 같이 갈까요?”

이준혁은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두 사람은 곧바로 이씨 집안 고택으로 향했다.

이 집에 다시 들어서자 윤혜인은 가슴이 찡해졌다.

예전에 윤혜인은 자주 와서 이태수를 만나곤 했었다. 이곳에 들어서니 어쩐지 그가 더욱 그리워졌다.

대문을 막 들어서자마자 이준혁은 문 앞에 서 있는 원지민을 보았다.

원지민은 창백하고 병약한 얼굴로 이준혁을 보자마자 눈가가 붉어졌다.

“준혁아, 돌아...”

하지만 이준혁이 뒤에 있는 윤혜인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자 원지민은 말문이 막혔다.

곧 그 눈빛에는 분노가 들끓었다.

그녀는 일부러 배를 내밀었고 본래 크지 않은 배는 크게 부풀어 보였다.

윤혜인은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특히 이곳이 고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원지민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정말 잘 알고 있었고 그 효과는 탁월했다.

“네가 여기 왜 있어?”

이준혁의 얼굴에 있던 초조함은 그녀를 보자 차가운 표정으로 변했다.

그리고 온몸에서 소리 없는, 그러나 사람을 저절로 멀리하게 만드는 냉기가 흘러나왔다.

원지민은 그 냉기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계속 어머님 곁에 있었어...”

“됐어. 이제 가도 돼.”

이준혁은 이렇게 말하고 윤혜인의 손을 잡아 원지민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올라갔다.

원지민을 마치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처럼 대하며 말이다.

지난번 약 사건 이후, 이준혁은 계속 사람을 시켜 문현미를 몰래 지키게 하여 원지민이 그녀에게 해를 가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문현미는 약을 원지민이 준 것이 아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