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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원지민의 배를 응시하며 이준혁의 눈빛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원지민은 그의 시선에 심장이 크게 뛰었다.

“세 달 반?”

이준혁은 냉랭한 얼굴로 조용히 되물었다.

하지만 원지민의 귀에는 그것이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며 몇 초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 순간 그녀는 문현미가 몹시 원망스러웠다.

‘말하지 않기로 해놓고 이렇게 쉽게 말을 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원지민이 대책을 생각하던 이준혁이 문현미에게 말했다.

“엄마, 푹 쉬세요. 이 비서를 여기 두고 갈 테니 무슨 일 있으면 그 사람에게 시키시면 돼요.”

이준혁은 아들로서 더 오래 머물러야 할 일이었지만 문현미가 원지민을 곁에 두겠다고 고집하는 이상, 그는 더 이상 머물 수 없었다.

게다가 이곳에는 도우미들도 많고 이준혁은 몰래 사람을 시켜 집을 지키고 있었지만 표면적으로도 이 비서만을 남겨두어 원지민이 이곳에서 어떤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방지하려 했다.

윤혜인은 공손하게 인사했다.

“아주머니, 편히 쉬세요.”

그러자 문현미는 눈을 굴리며 대놓고 그녀를 무시하는 표정을 지었다.

윤혜인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아랫사람으로서의 존중과 예의를 다했으니 문현미가 자신을 좋아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 사이가 더 가까워질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가자.”

이준혁은 윤혜인의 손을 잡으며 한층 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엄지손가락으로 그녀를 살며시 어루만지는 작은 움직임은 마치 윤혜인을 위로하는 듯했다.

윤혜인은 눈빛을 반짝이며 이준혁을 향해 미소 짓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 자신이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이준혁도 가볍게 미소를 지었고 그의 차가운 얼굴에 생기가 돌며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장면은 원지민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주먹을 꽉 쥔 채로 원지민의 가슴은 질투로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준혁이 네가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어머님은...”

원지민은 눈이 빨개지며 문현미가 넘어졌는데도 이준혁을 붙잡아 둘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내가 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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