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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윽...”

쓰러졌던 윤혜인이 눈을 떴다. 고통에 자기도 모르게 신음했다. 하지만 한편 기쁘기도 했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윤혜인은 팔을 들어 눈 앞을 가리고 있는 머리카락을 치우고 주변 상황을 살피려 했다.

차리리 보지 않는 게 더 나을 뻔했다. 상황을 확인한 윤혜인은 혼비백산했다.

산자락의 움푹 들어간 곳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아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벼락이었다. 그리고 옆에는 크고 낡은 타이어가 놓여 있었다.

의식을 잃어가는데 진흙이 밀려오길래 살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는 물건을 잡았던 게 어렴풋이 떠올랐다. 덕분에 진흙에 매몰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상황은 매몰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움푹 팬 곳은 혼자 서 있어도 꽉 찰 정도로 작았다. 그것도 모자라 조금만 잘못 움직이면 돌덩이가 마구 흘러내렸다.

그리고 지금 밟고 있는 곳이 25kg이 넘는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날씨를 보니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으면 날이 어두워질 것 같았다.

잠들어도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기엔 너무 모험적이었다.

윤혜인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굵은 넝쿨이 자라난 걸 발견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 넝쿨에 손을 뻗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움직이자마자 뒤에서 돌이 후드득 떨어졌다. 깜짝 놀란 윤혜인이 얼른 다시 몸을 벽에 바짝 붙였다. 낙석이 타이어에 부딪히며 굴러떨어졌다. 얼마나 깊은지 바닥에 닿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윤혜인은 벽에 바짝 붙어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진동에 의해 돌이 다시 부서져 떨어질까 봐 숨도 크게 내쉬지 못했다.

너무 오래 서 있었더니 몸 곳곳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손에는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는 물건도 없었고 큰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칠 수도 없었다.

여기에 이렇게 있는 건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았다.

절망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왔다.

“거기 누구 없어요?”

“거기 누구 없어요?”

“윤혜인 씨...”

“혜인아...”

마지막 한마디가 윤혜인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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