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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작은 촌이라 주민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봉사팀은 거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현재 실종된 사람은 5명밖에 없었는데 그중에 윤혜인과 서준이 있었다.

“윤혜인 씨는 어떤 아이를 구하다가 제때 대피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표님...”

풉.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준혁이 피를 왈칵 토해냈다.

핏기 없이 하얗게 질린 입술에서 빨간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대표님.”

보디가드가 얼른 앞으로 다가가 이준혁을 부축하려 했지만 이준혁이 그를 밀어냈다.

그렇게 바닥에 오랫동안 꿇어있던 이준혁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헬리콥터 불러서 수색 범위 확대하고 수색 인원도 더 추가해. 동진촌을 갈아엎는 한이 있더라도 찾아내.”

이준혁의 명령에 보디가드가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맴돌던 헬리콥터가 큰 공터에 착륙했다.

이준혁은 헬리콥터에 올라 전용 안경을 쓰고 손짓했다. 그러자 헬기가 낮게 선회했다.

몇 바퀴 둘러봤지만 사람은커녕 생물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건 회색뿐이었다.

옆에 있는 동진숲은 아직도 진흙 덩어리가 떨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산사태의 중심에 속해 있었고 더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었다.

그렇게 두 바퀴 선회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같이 타 있던 보디가드도 희망을 잃고 포기했다.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회색으로 뒤덮인 폐허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살아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준혁은 믿지 않았다. 하늘이 이 정도로 무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절대 그렇게 무심할 리가 없다.

보디가드는 이준혁의 병적인 모습에 낮은 소리로 설득했다.

“대표님, 아니면 일단 돌아가서 좀 쉬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북위 45도, 꺾어.”

이준혁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조종사가 이를 듣고 방향을 꺾었다.

보디가드는 그제야 깡마른 나뭇가지에 빨간 스카프가 걸려있는 걸 발견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선명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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