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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이준혁의 존재를 눈치챈 한구운이 윤혜인에게 물었다.

“자리 옮길까?”

윤혜인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공공장소, 전처럼 이준혁이 무모한 짓을 벌일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이준혁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 윤혜인은 마음이 심란해졌다. 특히 뚫어져라 보는 그의 시선이 너무나도 소름이 돋았다.

이준혁이 그녀가 앉아 있던 옆 테이블로 향하는 걸 본 순간, 윤혜인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언제까지 따라올 거예요!”

그리고 찾아온 정적, 윤혜인은 살짝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 시달린 데다가, 좀 전의 그 질주까지,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와 반대로 이준혁의 얼굴엔 어떠한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윤혜인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때, 한 여자가 그의 팔에 매달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준혁 오빠.”

윤혜인은 잠시 멍하니 자리에 굳어버렸다. 너무나도 당연히 이준혁이 자신을 따라왔을 거라 추측한 실수였다. 이준혁은 정말로 다른 약속이 있어 그녀를 데려다준 것이었다. 그제야 그의 옷차림도 다르게 보였다. 좀 전에 나타난 여자 때문에 꾸민 것 같았다.

윤혜인을 발견한 여자가 눈을 흘기며 입을 열었다.

“좀 전에 뭐라고 했어요?”

하지만 윤혜인이 망설이며 대답하지 않자, 정유미가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제 말 안 들려요?”

여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정씨 집안의 금지옥엽 정유미였다. 항상 주변의 떠받음을 받으며 살아온 그녀였기에, 자신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은 윤혜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때, 한구운이 윤혜인을 보호하듯 뒤로 잡아당기며 답했다.

“죄송해요. 저한테 한 말이었어요.”

그제야 정유미도 납득하고 윤혜인에게 관심을 껐다. 그런데 이때, 윤혜인의 손목을 잡고 있는 한구운을 본 이준혁이 싸늘하게 말했다.

“오지랖은.”

앞뒤 잘린 말이었지만, 누구에게 한 말인지 모를 수 없었다.

순식간에 주변의 시선이 다시 그들에게로 쏠렸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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