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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서울국제호텔.

도착해보니, 이미 한구운의 부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윤혜인을 보자마자 매우 반갑게 맞이하며 선물로 쇼핑백 하나를 건네주었다.

아들의 여자친구에 매우 만족한 모습이었다.

윤혜인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한구운의 눈짓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그녀는 일단 이 만남을 끝낸 뒤 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구운은 잠시 통화할 데가 있다면서 그들에게 먼저 올라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윤혜인은 한구운 엄마의 손에 이끌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는 길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 자기도 모르게 멈춰 섰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이준혁이었다. 그는 많은 인파에 둘러싸인 채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교차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 무심히 고개를 돌렸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에 윤혜인은 한숨이 나왔다.

잠시 후, 그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저절로 걸음이 느려졌다. 어떻게든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혀갔다. 그를 피하는 것에 성공했나 싶은 순간, 갑자기 문이 다시 열렸다.

“안 타세요?”

이준혁이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한구운의 엄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

“고마워요.”

엘리베이터 안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이때, 한구운의 엄마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혜인아, 난 네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어. 얼른 구운이랑 상의해서 결혼 날짜 잡았으면 좋겠어. 우리도 이제 늙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손주가 보고 싶어.”

윤혜인은 뒤에서 따가운 시선을 느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공손히 답했다.

“어머님, 저희 아직 거기까진 생각 안 해봤어요.”

그러자 한구운의 엄마가 말을 이었다.

“물론 아직 나이가 어리니,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도 이해해. 그래도 애는 일찍 가져야 여자한테 좋아. 애 태어나도 넌 신경 쓸 거 하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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