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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윤혜인은 옆으로 물러서 그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하지만 이준혁은 지나치지 않고 그녀의 앞에 발걸음을 멈춘 채, 싸늘한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불안이 몸을 감쌌지만, 윤혜인은 티 내기 싫어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

“좀 지나갈게요. 비켜주세요.”

“어디로 가려고?”

그의 말에 윤혜인은 당황했지만, 곧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답했다.

“당신과 상관없잖아요.”

그녀는 이준혁이 애당초 이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언쟁 벌이고 싶지 않았다.

윤혜인이 옆에 난 작은 공간을 향해 발을 뻗은 순간이었다. 갑자기 이준혁이 다리를 턱하고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이준혁의 발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가 갑자기 윤혜인의 허리를 잡아채더니, 강제로 남자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

당황한 그녀가 발버둥 쳤지만, 그의 힘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윤혜인은 강제로 빈 칸막이 속으로 던져졌다. 동시에 문이 철컥하고 잠기는 소리와 함께 벽에 밀쳐졌다.

다행히 칠성 호텔인 만큼 화장실은 깨끗하고 또 향기로웠다. 그래서인지 윤혜인은 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아까 약속 자리에 오기 전 단정했던 옷차림도, 헤어도 모두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그녀가 빨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그를 향해 외쳤다.

“당장 이거 놓지 못해요?”

그러자 이준혁이 그녀의 턱을 세게 부여잡으며 자신의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왜? 한구운이랑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 그놈이 도대체 너한테 뭘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급속도로 사이가 발전했을까?”

그의 목소리엔 혐오가 가득한 걸 이준혁 본인도 알고 있었다. 질투를 숨기기 위해 내뱉은 독한 말이라는 것을.

요 며칠, 이준혁은 온갖 방법으로 윤혜인과 화해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윤혜인은 조금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에 반해 한구운은 너무나도 쉽게 그녀의 마음을 얻어버렸다. 그것도 부족해 상견례에 결혼과 아이까지, 이준혁은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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