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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잠시 침묵하던 이준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여자가 죽었다고 해도, 아이는 분명 살아있을 거야. 이천수가 자꾸만 일 벌이는 거 보면 알 수 있어.”

“그렇다면 당분간 말 잘 듣는 아들 흉내 내면서 좀 방심하게 만들어 봐. 너의 아버지가 그 아이를 숨기느라 꽤 애쓴 것 같은데, 이대로는 찾기 힘들어.”

김성훈의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분명 서로 연락하고 있을 거야.”

이준혁이 술을 들이켜며 말했다. 그가 계속해서 술을 퍼먹는 모습을 보고, 김성훈이 농담을 던졌다.

“왜? 전처 마음 돌리기 쉽지 않나 봐?”

그 말에 이준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러자 김성훈이 더 짓궂게 그를 놀리기 시작했다.

“한두 번 거절당한 얼굴이 아닌데? 어디 내가 한번 팁 줘?”

김성훈은 이준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좋아한다고 표현한다는 것이 도리어 상대의 화를 불러일으켰을 게 뻔했다.

이준혁이 냉담한 표정으로 김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는 너는, 여자친구가 있긴 하고?”

김성훈은 순간 할말을 잃었다. 이준혁의 말에 정곡이 찔렸기 때문이다.

남한테 비수 꽂는 건 이준혁의 특기였다. 이러니 윤혜인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것도 이해됐다. 그래도 친구가 고생하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일단 그 태도부터 바꿔. 평소대로 하면 절대로 안 넘어와. 사람이 좀 져주는 맛도 있어야지. 맨날 그렇게 빳빳하게 구니, 누가 좋아하겠어?”

일단 조언은 했지만, 김성훈은 그가 받아들일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지까지가 그의 역할, 결과는 이준혁의 몫이었다.

이준혁은 술집을 나선 뒤, 회사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이혼한 뒤로, 익숙한 일상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자꾸만 윤혜인이 떠올라 견딜 수 없었다. 그런다가 어느 날 진짜 못 버티면 납치라도 할 것 같아, 스스로 자제하고 있었다.

다음날 일찍, 이천수가 정유미를 데리고 이준혁을 찾아왔다.

이준혁과 눈이 마주친 정유미는 순식간에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맞선에서 완전히 병풍 취급을 당한 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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