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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정유미는 자라온 환경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볼 줄 몰랐다. 좋던 나쁘던 자신의 감정에 항상 솔직했다.

이준혁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정유미는 그의 무미건조한 시선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우리가 무슨 사이죠?”

이준혁이 물었다.

“네?”

정유미는 이 상황이 매우 당혹스러웠다.

“오빠? 전 그쪽 같은 동생 둔 적 없어요.”

누가 봐도 비꼬는 말투였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가 기분이 좋지 않음을 눈치챘을 테지만, 정유미는 그의 잘생긴 얼굴에 정신이 팔려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가 발그레한 얼굴로 작게 말했다.

“호칭을 오빠라고 한 것뿐이잖아요. 전 오빠의 동생이 아니라 미래 아내의 자격으로 이곳에 온 거예요.”

정유미는 그를 전에 사진으로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어느 정도 보정이 들어간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준혁의 실물은 사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 거기에 카리스마까지 더해, 정유미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연예계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외모였다.

그녀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오빠는 어떤 타입의….”

하지만 정유미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언제 떠났는지, 이준혁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놀란 그녀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입구 쪽에 그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 정유미를 무시하는 태도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이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는 차도남의 정석 같았다. 정유미는 다시 한번 그에게 빠져들었다.

한구운 차에 탑승한 윤혜인은 생각에 잠겼다. 아까 그 여자의 말대로, 이준혁은 확실히 그녀와 다른 세계 사람이었다.

그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분수에 넘친 짓이었을지도 몰랐다. 임세희가 없어지니, 다른 여자가 또 튀어나왔다. 이준혁의 옆엔 여자가 끊이질 않았다. 앞으로 그의 옆에 있으면 또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진작에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인생이 좀 덜 고달팠을 것이다. 윤혜인은 후회됐다. 매번 이준혁을 잊으려 노력했지만, 그가 나타날 때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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