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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하. 나랑은 마주치기도 싫다는 건가?’

이준혁은 답답한 마음에 차 악셀을 힘껏 밟았다. 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빠르게 주차장을 떠났다.

윤혜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급히 안전벨트를 매며 손잡이를 찾았다. 눈물로 빨개졌던 뺨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제발 좀 천천히 가면 안 돼요?”

하지만 이준혁은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얼굴로 앞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계기판을 들여다보면 속도는 줄고 있었다.

그러나 윤혜인은 여전히 속이 울렁거렸다. 이준혁은 속도만 줄였을 뿐, 이리저리 사람이 없는 골목을 찾아 차 방향을 바꿨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대한 몸을 등받이에 붙이며 눈을 감았다.

그러는 와중에 한구운한테서 또 연락이 왔다. 윤혜인은 힘겹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 한구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혜인아, 지금 어디야?”

그녀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곧 도착해요.”

그러자 한구운도 뭔가 눈치챘는지, 긴말 없이 깔끔히 답했다.

“알겠어. 그럼 문 앞에서 기다릴게.”

그 순간, 또 차의 속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윤혜인은 놀란 나머지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우려 몸을 숙이지 않았다. 앞으로 숙였다가 사고라도 난다면 크게 다칠 것 같았다.

잠시 뒤, 마침내 약속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앞에 한구운이 나와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윤혜인이 다급히 외쳤다.

“차 좀 세워요!”

하지만 이번에도 이준혁은 못 들은 척했다.

윤혜인이 협박하듯 말했다.

“안 세우면, 저 진짜 여기에 토할 거예요!”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겨우 1센치 간격을 두고 한구운 앞에 멈춰 섰다. 윤혜인은 간신히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하며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자마자 무릎이 풀려 휘청거렸다. 한구운이 제때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대로 넘어졌을지도 몰랐다. 윤혜인은 본인 아니게 한구운에게 몸을 기댈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한구운이 부드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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