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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배남준은 미소를 머금고 설명했다.

“그날 상점에서 딱 보게 됐어. 여기 날씨가 춥다 보니 너한테 꼭 필요할 것 같아서 샀어.”

윤혜인은 손에 낀 장갑을 보았다.

핑크색 양모로 만든 여성용 장갑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따뜻해 보였다.

배남준의 세심함에 그녀는 갑자기 약간의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마 내가 너무 깊이 생각한 걸 거야. 남준 오빠도 우리 오빠도 늘 나한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했었잖아.’

“고마워요, 남준 오빠.”

윤혜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는 고맙다는 말 필요 없어.”

배남준의 눈빛은 따뜻했고 그녀를 바라볼 때 그의 눈동자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그 순간, 검은색 SUV 한 대가 공원을 떠나며 큰 소리로 시동을 걸었다.

그 소리에 윤혜인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차 옆에는 방탄 필름이 붙어 있어 안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불길한 느낌이었다.

“혜인아?”

배남준이 두 번 부르고 나서야 윤혜인은 정신을 차렸다.

네? 뭐라고요?”

그러자 배남준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뭘 그렇게 생각해? 너무 몰입했잖아.”

“아, 별거 아니에요.”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자 윤혜인은 팔을 문지르며 말했다.

“남준 오빠, 우리 이제 돌아가요.”

윤혜인에게 배남준은 곽경천과 다를 바 없었다.

곽경천에게 대하듯 배남준에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무심코 ‘우리’라는 표현이 나왔지만 그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배남준은 그 말을 듣고 얕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집으로 가자.”

...

검은 SUV 안에서 이준혁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앞에서 운전하던 기사는 이 차가운 기운을 감지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어디로 모실까요?”

“호텔로 갑시다.”

이준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음 속에서 꺼낸 것처럼 차가웠다.

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드디어 오늘 이 냉랭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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