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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이준혁은 자신이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윤혜인이 말할 다음 말을 들어야 했다.

윤혜인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미 결혼했고 내 삶이 있어요. 준혁 씨가 여기에 머물면 나와 남준 씨 사이에 오해가 생길 거예요. 나는 그런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윤혜인은 한 손으로 코트를 잡아당기며 몸을 더 따뜻하게 감싸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배남준을 남준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단순히 남준 씨라고 불렀다.

마치 과거에 이준혁을 준혁 씨라고 부르던 시절처럼 모든 게 변했다는 걸 상기시키고 있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에게 모든 것이 달라졌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윤혜인은 덧붙였다.

“준혁 씨와 함께한 시간은 정말 특별했어요. 사람 인생에서 그렇게 많은 일을 겪을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은 맞지 않았죠. 그러니 헤어진 건 옳은 선택이에요. 이제는 남준 씨와 함께 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요. 이해할 수 있겠죠?”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이준혁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윤혜인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말을 이해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곧 그는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준혁 씨가 이해해주길 바라요.”

윤혜인은 일어나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기 백일 되면... 그때 준혁 씨 초대할게요.”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준혁 씨, 서울로 돌아가 치료받아요. 거기가 준혁 씨 건강에는 더 적합할 거예요.”

그 말을 남기고 윤혜인은 발걸음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혜인아, 가지 마...”

눈빛에 어둡고 지친 기운이 가득한 채 이준혁은 그녀의 등을 향해 간절하게 불렀다.

그러더니 이준혁은 피곤한 듯한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제발, 부탁이야. 나 정말 아무것도 안 할게. 그저 아이가 태어나는 걸 보고 싶어. 아름이가 태어날 때도 난 없었어.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아.”

자존심 강했던 이준혁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다시 한번 간절히 윤혜인에게 애원했다.

그 모습에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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