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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윤혜인도 조금이라도 많이 먹고 싶어 억지로 먹지만 그러고 나면 다 토해내기 일쑤였기에 오히려 역효과였다.

심지어 지겹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할 것 같았고 합격한 엄마도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

곽경천과 배남준은 다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윤혜인도 배가 점점 불러왔기에 아무것도 도울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란 최대한 번거로운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배남준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배남준이 뭔가 눈치챈 것 같았다.

다 털어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 참다간 정말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누군가를 잡고 얘기하는 게 제일 전형적인 자아 구제 수단이었다.

윤혜인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병이 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구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빠, 나 살짝 힘들어. 아무것도 못 하는데 짐만 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이 셋을 잘 키워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야.”

윤혜인은 마음속에 꾹꾹 눌러뒀던 말을 내뱉고 나서야 참아왔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원지민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모르는 새에 짐이 된 것이다.

배남준은 윤혜인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발견했다. 배남준과 곽경천은 매일 자기가 할 일에 몰두하느라 여자가 임신하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걸 놓치고 말았다.

방에 앉아 소식만 기다리는 나날 속에 윤혜인은 자기가 점점 쓸모없는 사람으로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혜인아.”

배남준이 윤혜인 맞은편에 앉더니 손을 꼭 잡으며 윤혜인을 바라봤다.

“혜인아, 너 지금 엄청 잘하고 있어. 부담 갖지 마. 우리 기분 걱정하느라 무슨 생각이 들어도 꾹 참고 혼자 소화해 내면서 몸도 잘 챙기고 있잖아.”

“모든 일을 질서정연하게 잘 해내고 있는데 아이들을 잘 키워내지 못할 리가 있겠어?”

“아름이 봐봐 얼마나 건강하고 예뻐. 네가 좋은 엄마라는 제일 좋은 증거잖아.”

배남준이 곽아름 얘기만 꺼내도 윤혜인은 잠시 기분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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