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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곽경천이 윤혜인을 찾아 얘기를 나눴다. 별다른 진척은 없어도 배남준의 건의에 따라 윤혜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를 들은 윤혜인이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

“오빠, 혹시 그 CCTV 영상 나 보여줄 수 있어?”

얘기를 들어보니 CCTV 속에 찍힌 안경남이 유일한 단서 같았다.

곽경천이 미간을 찌푸렸다. 윤혜인이 임신 중에 걱정하는 게 싫었지만 이 일은 윤혜인에게 큰 고민거리가 된 것 같았다.

곽경천은 CCTV 영상을 태블릿에 카피해 윤혜인에게 건네더니 자기도 옆에 앉아서 같이 봤다.

이 영상을 500번도 넘게 본 곽경천이었다. 남자가 사라진 골목의 CCTV도 100번 넘게 봤지만 전혀 단서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

멀쩡한 사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으니 정말 난해했다.

윤혜인이 다시 한번 쭉 보더니 순환 재생을 누르며 여러 번 돌려봤다.

남자가 어딘가 이상했지만 도대체 어디가 이상한지는 콕 집어내긴 힘들었다.

옷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았다. 까만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어깨에 엄청 두꺼운 패드를 욱여넣은 것 같았다. 이렇게 두꺼운 패드를 넣었다는 건 체격을 불리기 위해서였다.

남자는 점잖으면서 빈약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키도 작은 편이었다. 겨우 170이 되는 키에 어깨 패드를 잔뜩 욱여넣으니 꼴이 오히려 우스워 보였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곽경천의 말처럼 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래도 윤혜인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더 돌려봤다. 곽경천이 나가서 30분 남짓하게 통화를 하고 왔지만 윤혜인은 아직도 소파에 앉아 쿠션을 앉고 영상을 보고 있었다.

“됐어.”

곽경천이 그쪽으로 다가가 말했다.

“내일 마저 봐. 그러다 눈 나빠지겠다.”

곽경천이 이렇게 말하며 태블릿을 끄려 했다. 하지만 태블릿을 아래로 누르는 순간 윤혜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잠깐만.”

곽경천이 멈칫했다. 윤혜인이 정지 버튼을 누르자 화면은 안경남이 진열장 앞에 3초 정도 머물러 있는 게 보였다.

하지만 진열장 안에는 눈길을 끌 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저 하얀 벽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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