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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사실 보름 동안 윤혜인도 매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아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순간부터 윤혜인은 이미 고통의 심연에 빠져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래도 원지민의 말을 무시하고 두 사람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이준혁의 병을 고칠 수 없다면 여생을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쉬움이 남지 않게 노력할 생각도 했다.

가족이 되어 한 지붕 아래 오손도손 살 수만 있어도 전생에 쌓은 덕이라고 했다.

그러다 한 사람이 갈지라도 추억만 있으면 그렇게 외롭고 쓸쓸하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 다 같은 곳으로 갈 거라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아프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후회하기보다는 이준혁의 곁을 지키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려 했다.

윤혜인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건 없다고, 같이 이겨내다 보면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순간 모든 생각이 바뀌었다.

원지민의 지독한 저주가 현실로 변하고 말았다.

이준혁과 만난 뒤로 자꾸만 안 좋은 일만 생겼다. 윤혜인을 대신해 칼을 맞는가 하면 벼락에서 추락했고 윤혜인의 실종으로 배에서 지내며 윤혜인을 찾을 때까지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 뒤로도 독액과 폭탄, 그리고 총상까지…

어느 하나 목숨이 위태롭지 않은 게 없었다. 마치 이준혁이 죽어야만 끝나는 악순환 같았다.

병원에 보름 정도 있으면서 윤혜인도 끊임없이 반성했다. 정말 몸에 살이 많아서 그녀를 가까이하는 남자마다 만신창이가 될뿐더러 온갖 고난을 겪는 게 아닌지 말이다.

그렇게 윤혜인은 이준혁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하루에도 여러 번 들었고 깨어나서도 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소식만 여러 번 들었다. 전부 안 좋은 소식이었다.

그럴 때마다 윤혜인의 마음은 큰 돌덩이에 짓눌린 것처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윤혜인에게는 이제 선택지가 없었다. 떠나주는 게 제일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윤혜인도 마음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 잘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아직 이준혁을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이준혁이 다치고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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