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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관리 주임은 김성훈이 병원장과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아부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좋은 생각 있거든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다시 협의해보면 되니까요. 안 될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임이나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임이나 씨는 꽤 오래 일했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뭐든 이야기하면 다 해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임이나 씨?”

관리 주임이 자신을 언급하자 임이나는 고개를 떨구고 마치 억울한 듯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표정을 지었다. 연기처럼 적절하게 상황을 이용한 모습이었다.

임이나는 말했다.

“저도 병원 규칙을 잘 알고 있습니다. VIP 병실 환자분들은 모두 귀한 분들이죠. 이분께서 아무래도 저를 다른 분으로 착각하신 것 같으니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하죠.”

이 순간 임이나는 김성훈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 했기에 더는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 했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더 큰 보상을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성훈은 그 말을 듣고는 비웃듯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말은 참 잘하네요. 제 친구가 아무나 고르지 않는다는 걸 아나 봐요?”

임이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김성훈의 말을 듣고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었다.

그때 병상에 있던 이준혁이 입을 열었다.

“넌 지겹지도 않냐?”

이 말은 김성훈에게 한 것이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분명 화가 난 것이 느껴졌다.

김성훈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그만할게.”

그러고는 몸을 세우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가 연결되자 상대방이 말했다.

“성훈아, 무슨 일이야?”

김성훈이 스피커폰을 켜 놓은 상태라 병실에 있던 두 사람은 병원장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러자 그들의 얼굴이 즉시 굳어졌다.

김성훈이 말했다.

“너희 병원 간호사들은 모두 극작과 출신이냐? 이야기 꾸미는 솜씨가 대단하네!”

병원장은 학술 세미나에 참석 중이었는지 주위가 시끄러워 짧게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나 지금 바쁘니까 할 말 있으면 빨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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