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나는 부유한 사람들의 심리를 꽤나 잘 파악하고 있었다.돈 많은 사람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걸 꺼리기 때문에 대개 돈을 주고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김성훈은 그녀의 의도를 읽고 웃으며 물었다.“오, 그럼 어떻게 해결하고 싶어요?”“말했잖아요. 옷값만 보상해 주시면 돼요. 많지도 않아요. 10억 정도면 충분해요.”“헉!”김성훈조차도 이 말을 듣고는 놀란 듯 숨을 들이쉬며 비웃었다.“참, 요구가 크네요!”“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임이나는 자신이 요구한 금액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과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들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월급이 겨우 200만 원이 조금 넘고 연말 보너스를 모두 합쳐도 1년에 6000만 원 남짓 벌 뿐이었다.10억은 그녀가 밥도 안 먹고 한 푼도 안 쓰고 10년 넘게 모아야만 벌 수 있는 돈이었다.그러나 임이나는 자신의 연봉이 많지 않음에도 명품 가방과 옷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물론 그 돈은 모두 병원에서 번 외부 수입이었다.병원에서는 돈 많은 남자들을 만나기 쉬웠고 그들은 춤추는 여자들보다는 간호사가 낫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임이나 같은 사람들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여러 부정한 수입을 얻고 있었다.10억은 부자들에게 한 번 밥을 사거나 노래방에서 노는 데 쓰는 소액에 불과했다.그런 돈을 아끼다가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을 생각하면 그 금액은 아무리 따져도 손해라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관리 주임은 임이나가 요구한 금액을 듣자마자 곧장 말했다.“이 정도 금액이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 일은 이렇게 해결하는 게 좋겠네요. 제가 임이나 씨를 잘 달래겠습니다.”이 결과에 관리 주임과 임이나 모두 만족스러워 보였다.사실 김성훈이 한 말이 맞았다.두 사람은 사실 서로 애인 관계였고 이렇게 사기를 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관리 주임은 임이나의 높은 소비를 감당하지 못해 그녀에게 부유한 사람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라는
임이나는 일을 벌이면 그 성격상 분명 바로 관리 주임을 고발할 것이고 그럼 관리 주임 본인도 꼼짝없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그는 어떻게든 그녀를 보호해야만 했고 절대 실수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관리 주임은 이미 여러 번 이런 일을 겪어본 터라 자신 있었다.VIP 병실에는 절대 CCTV를 설치하지 않고 일반 병실도 마찬가지로 내부에는 설치되지 않으며 복도에만 카메라가 있었다.증거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결국 둘의 말만 남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약한 여성을 더 쉽게 동정하는 경향이 있기에 일이 커지면 누가 불리해질지 장담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 약자라는 위치가 대중의 동정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컸다.관리 주임은 계속해서 설득을 이어갔다.“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일에 굳이 끼어들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긴 CCTV도 없는데 어떻게 친구분이 무조건 잘못 없다고 확신하시는 건가요? 임이나 씨 일은 제 당직 때 생긴 일이고 또 병원장님과 선생님은 친분도 있으시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테니까요. 다만 임이나 씨 아직 젊잖아요. 얼굴이 이렇게 팔리면 안 되죠. 조금의 보상이면 될 겁니다. 시간을 조금 드릴 테니 친구분과 상의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임이나 씨한테도 제가 말해서 보상금을 조금 깎도록 설득하겠습니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으니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을 겁니다.”이런 설득을 여러 번 해본 듯 관리 주임은 말이 청산유수처럼 나왔다.그러자 김성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이런 일을 여러 번 했나 보군요. 마침 이번에 전부 조사해 보면 되겠네요. 병원장이 제 친구가 아니었으면 저도 이런 일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겁니다.”관리 주임은 김성훈이 강경하게 나오자 결국 본색을 드러내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전 이 일을 더 이상 중재하지 않겠습니다. 임이나 씨가 신문에 내거나 인터넷에 호소하는 건 제가 막을 수 없습니다. 젊은 여자애가 자칫 충격을 받아서
그는 여론을 권력층이 힘을 남용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려고 하며 온갖 헛소리를 늘어놓았다.그러자 김성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제가 뭐 언제 권력을 남용하겠다고 했나요? 자, 저기 뭐가 보여요?”관리 주임과 임이나는 그의 손가락을 따라 천장을 쳐다보았다.거기엔 숨겨진 카메라가 하나 있었다!김성훈이 스위치를 누르자 카메라에 불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관리 주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말도 안 돼. 이걸 언제 설치한 겁니까? 병실에선 CCTV 설치가 금지되어 있잖아요!”김성훈은 냉소하며 말했다.“지난번 한 간호사가 아래층으로 쫓겨난 후 설치된 겁니다. 바로 당신들 같은 사람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죠.”그는 비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이번엔 이 CCTV 덕분에 병원의 명예를 해친 벌레들을 제대로 잡아낼 수 있겠군요.”관리 주임은 얼굴이 붉어졌다가 다시 창백해지며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이미 누군가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었다.이제 임이나의 차례였다. 역시 창백해진 얼굴로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그저 장난 좀 친 거였어요...”“장난?”김성훈은 콧방귀를 뀌었다.“맞아요. 정말 장난이었어요. 선생님은 대인배시잖아요. 제발 저한테 이러지 말아주세요. 저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그녀는 김성훈의 발치로 기어가며 눈물 범벅된 얼굴로 애원했다.“김 선생님, 제가 다 따를 테니... 용서해 주세요. 네?”“나 만지지 마.”김성훈은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더러우니까.”임이나는 이 말에 얼굴이 순식간에 잿빛이 되었다.곧이어 그녀가 더 말을 잇기도 전에 주훈이 빠르게 다가와 임이나를 끌고 나갔다.더 이상 기다리면 이준혁이 분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사라지자 병실은 다시 고요해졌다.김성훈은 이준혁의 차가운 표정을 못 본 척하고 의자를 끌어와 이준혁 앞에 앉았다.“이제 좀 기분 풀렸어?”이준혁은 아무런 표정 없이 김성훈을
오랜 친구로서 김성훈은 이준혁을 잘 알았다.깨어난 후 윤혜인을 보지 못한 뒤로 그가 이렇게 변한 것이었다.하지만 이준혁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어떤 일들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성인이라면 서로 눈치챌 수 있었다.윤혜인이 이준혁의 수술 당일 떠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 그녀는 결국 이 관계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그리고 이준혁은 신체적인 이유로 병원을 떠날 수 없었고 다리마저 움직일 수 없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침묵하고 기이하게 변해갔다.그는 모든 것에 무관심해졌고 매일 기계처럼 자신의 생명을 일에 소모했다.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자 김성훈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속을 태웠다.무슨 말을 해도 이준혁은 듣지 않는 듯했고 여전히 자신의 방식대로만 행동했다.기본적인 재활 치료조차도 거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이렇게 가다간 언제쯤 이 침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이준혁의 다리는 장기간 움직이지 않으면 정말 평생 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그리고 좋은 친구로서 김성훈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그렇게 활기차고 자유롭게 살던 애가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는 모습을 지켜볼 순 없어.’김성훈은 침대 옆에 앉아 사과를 깎으며 평소처럼 이준혁에게 이런저런 소식을 전했다.“찰스의 사람들이 원한은 반드시 갚는다는 말이 사실이더라. 원지민의 새엄마가 시켜서 버린 그 유골을 찾아서 북안도로 가져갔대. 무녀를 불러서 어떤 금술을 썼다던데 영혼을 지옥의 불길 속에서 매일 밤낮으로 고통받게 하는 금지된 주술이래.”이런 괴담이 사실이라면 원지민은 죽어서도 결코 평안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살아 있을 때 받지 않은 벌을 죽어서라도 받는 것이 마땅할지도 모른다.“근데 이번에 좋은 일도 생겼어. 찰스 가문이 에단 찰스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도록 하려고 서울과 협상을 했대. 서울에서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만약 찰스 가문의 사람이 서울에서 사고를 치면 그들을 서울로 넘겨서 심판받게 할 거라고 했지.”잔인하고 무법적인
이준혁의 표정은 마치 얼음 속에 갇힌 것처럼 차가웠다. 한 달 넘게 유지되던 평온한 가면이 바로 그 순간 깨져버렸다.김성훈이 대답할 틈도 없이 이준혁의 목소리가 다시 급박하게 울렸다.“혜인이가 누구랑 결혼하는데?”“내...”김성훈이 말을 꺼내는 순간 이준혁의 손에서 딱 하고 관절 소리가 났다.그의 손에 가해진 압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준혁의 어두운 눈동자는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심연처럼 깊었다.비록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툭 하는 소리와 함께 김성훈이 깎고 있던 사과가 바닥에 떨어지며 과즙이 튀었다.“아이구...”김성훈이 이를 드러내며 짧게 소리를 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내가 아니고 들은 바로는 배씨 가문 아들이래.”그제야 이준혁의 손에서 힘이 빠졌고 김성훈의 손은 놓여졌다.“아... 진짜 아프네...”김성훈은 팔을 휘저으며 생각했다.‘다음에 말할 때는 절대로 중간에 멈추지 말아야겠다...’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내 손이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이렇게 꽉 쥐면 어떡해!”김성훈은 손에 보험까지 들 정도로 아끼는 편이었다.그런데 이준혁이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손목이 부러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의사로서의 습관이 나와서 그는 방금 했던 말을 잊고 이준혁의 회복 상태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그런데 너 참 이상하네. 매일 재활 훈련은 안 하면서 손의 회복력은 꽤 좋은데?”그는 궁금해서 물었다.“혹시 나 몰래 밤에 재활하는 거냐?”“언제?”이준혁은 냉담하게 물었고 김성훈은 잠시 당황했다.“언제라니. 네가 언제 몰래 연습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설마 꿈에서라도 연습한 거야?”의심이 가득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김성훈이 계속해서 물었다.“너 예전엔 몽유병 같은 거 없었잖아? 혹시 침대에 오래 누워 있다가 새로 생긴 증상이야?”그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이준혁의 눈을 들여다보려 했다. 혹시 다른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그러나 이준
이준혁의 회복력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났다.김성훈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혜인 씨가 진짜 신의 약이구먼. 죽은 사람도 살리고 썩은 뼈도 되살릴 정도라니... 이건 거의 뭐 화타의 신비한 약 정도잖아?”그리고 그는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 물며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이준혁은 깨어난 이후 처음으로 병원을 떠났다.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층 버튼을 누르고 있었는데 마침 올라오던 주훈과 마주쳤다.주훈은 처음엔 그냥 지나치려다 이준혁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멈춰 섰다.그는 입을 벌리고 숨을 들이쉬며 무려 10초가 지나서야 겨우 말을 꺼냈다.“대표님!”“회사로 가자.”이준혁은 그 한마디만 남기고 휠체어를 조작해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하자 주훈은 황급히 외쳤다.“자... 잠시만요. 대표님!”아직 놀란 상태에서 그는 평소의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잊고 느린 말투로 대응하더니 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문이 닫히기 전에 발을 넣고 겨우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엘리베이터가 닫히자 주훈은 이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대표님, 갑자기 회사에는 왜 가십니까?”“처리할 일이 있어.”이준혁은 깨어난 이후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할 수 있는 한 짧게 대답했고 가능하면 한두 마디로 대화를 끝냈다.이런 이준혁의 상태가 걱정되어 주훈은 김성훈을 찾아갔었다.김성훈은 이준혁의 팔꿈치에 맞는 새로운 인공 관절 재료를 연구하느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었다.하지만 이준혁의 말을 듣고 김성훈은 연구를 중단하고 매일 병원에 와서 이준혁과 시간을 보냈다.그는 성격이 활발하고 말이 많아서 이준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혼자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덕분에 이준혁도 이따금 짧게나마 반응을 보이곤 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주훈은 습관적으로 이준혁의 휠체어를 밀려고 했다.하지만 이준혁은 이를 거절하며 말했다.“내가 스스로 할 거야.”그는 휠체어의 버튼을 눌러 직접 조작하며 앞으로 나아갔다.차 앞에 도착하자 주훈이 이준혁을 도우
이준혁은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깨어난 이후 그의 과거와 미래가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살아는 있지만 죽은 것과 다름없이 로봇처럼 움직이는 삶이었다.회사를 찾은 이준혁은 이신우가 자신의 대표 사무실을 그대로 보존해 둔 것을 발견했다.이신우는 자신을 위한 새로운 사무실을 따로 마련해 두고 있었다.이준혁이 방에 들어섰을 때 이신우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준혁이 네가 여긴 웬일이야?”그러자 이준혁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삼촌, 혜인이가 결혼한다던데... 알고 계세요?”이준혁이 알고 있냐 묻는 것은 단순한 소식을 넘어 그 안에 숨겨진 어떤 진실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혜인이는 지금 임신 중인데... 결혼하면 아이는 어떻게 처리되지? 상대 집안에서 받아는 들이나? 그리고 배씨 가문은...’솔직히 말해 이준혁은 지금 반쯤 불구가 된 상태에서도 배씨 가문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겉으로는 명문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내부의 음모와 복잡한 일들은 그들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좋은 서울을 두고 북안도에 자리를 잡겠다는 선택만으로도 그 가문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배남준도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사람이란 시간이 흐르면 변할 수밖에 없다.‘지금 혜인이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영원할 수 있을까? 과연 가족의 압박을 이겨내고 다른 여자를 맞이하지 않고 혜인이에게만 충실할 수 있을까?’이신우는 이준혁이 묻는 뜻을 이미 알고 있었다.윤혜인의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이신우는 그녀에게 바로 연락을 취해 상황을 물었다.그는 윤혜인과 어느 정도 교분이 있었고 서울에서도 그녀를 도와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신우의 질문을 거부하지 않고 잠시 침묵한 후 사실이라고 말했다.이준혁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이신우는 고민 끝에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알아본 바로 별다른 숨겨진 일은 없어. 혜인 씨가 배남준과 결혼하는 건 사실이야. 둘은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고 배남준은 나름
이준혁이 어릴 때부터 보여준 놀라운 사업적 재능을 이신우는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재능 속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그는 냉정하고 차가웠으며 오로지 이선 그룹의 이익만을 고려하고 있었다.작은 기업들이 이선 그룹과 같은 대기업에 의존해 살아남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고 그들이 망하든 손해를 보든 상관하지 않았다.그들이 힘들어 찾아와 불만을 제기해도 이준혁은 아주 냉담하게 안 되면 다른 곳을 찾으면 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그의 눈에는 언제나 이익과 성공만이 중요했고 때로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았다.물론 악의를 품고 사람을 해친 적은 없었지만 기업 간의 경쟁에서 거칠게 나가기도 했다.이신우는 이런 이준혁의 이익만을 중시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없는 태도를 매우 불편해했다.그래서 그가 처음 귀국해 윤혜인을 만났을 때 그들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것을 알고 윤혜인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이준혁이라는 천재적인 인물이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해 그를 조금 눌러보고 싶었던 것이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신우는 이준혁이 윤혜인의 존재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예를 들어 이준혁은 무관심했던 직원 복지나 이선 그룹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이익 보장 문제에 대해 스스로 강력한 보장 제도를 마련했다.결혼 후 이준혁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자선 활동을 하며 아픈 아이들과 외로운 노인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했다.윤혜인의 선한 행동들이 서서히 이 차가운 남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를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특히 이신우가 알게 된 것은 이준혁이 이렇게 냉정했던 이유가 이천수로부터 어린 시절 받은 정서적 학대 때문이라는 사실이었다.이준혁은 그 집에서 전혀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천수를 친아버지처럼 여겼다.하지만 따로 속셈을 품은 이천수는 오랫동안 이준혁을 그릇된 길로 이끌려 했다.다행히도 이준혁은 자제력이 강해 냉정하게 행동하며 불법적인 행위나 타인을 해치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