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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이준혁의 표정은 마치 얼음 속에 갇힌 것처럼 차가웠다. 한 달 넘게 유지되던 평온한 가면이 바로 그 순간 깨져버렸다.

김성훈이 대답할 틈도 없이 이준혁의 목소리가 다시 급박하게 울렸다.

“혜인이가 누구랑 결혼하는데?”

“내...”

김성훈이 말을 꺼내는 순간 이준혁의 손에서 딱 하고 관절 소리가 났다.

그의 손에 가해진 압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준혁의 어두운 눈동자는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심연처럼 깊었다.

비록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김성훈이 깎고 있던 사과가 바닥에 떨어지며 과즙이 튀었다.

“아이구...”

김성훈이 이를 드러내며 짧게 소리를 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가 아니고 들은 바로는 배씨 가문 아들이래.”

그제야 이준혁의 손에서 힘이 빠졌고 김성훈의 손은 놓여졌다.

“아... 진짜 아프네...”

김성훈은 팔을 휘저으며 생각했다.

‘다음에 말할 때는 절대로 중간에 멈추지 말아야겠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 손이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이렇게 꽉 쥐면 어떡해!”

김성훈은 손에 보험까지 들 정도로 아끼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준혁이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손목이 부러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의사로서의 습관이 나와서 그는 방금 했던 말을 잊고 이준혁의 회복 상태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 참 이상하네. 매일 재활 훈련은 안 하면서 손의 회복력은 꽤 좋은데?”

그는 궁금해서 물었다.

“혹시 나 몰래 밤에 재활하는 거냐?”

“언제?”

이준혁은 냉담하게 물었고 김성훈은 잠시 당황했다.

“언제라니. 네가 언제 몰래 연습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설마 꿈에서라도 연습한 거야?”

의심이 가득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김성훈이 계속해서 물었다.

“너 예전엔 몽유병 같은 거 없었잖아? 혹시 침대에 오래 누워 있다가 새로 생긴 증상이야?”

그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이준혁의 눈을 들여다보려 했다. 혹시 다른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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