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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다리가 불편해진 것이 그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존감까지 낮아지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 사업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과 상황을 겪으며 병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도 장애를 딛고 성공한 사람도 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다리 부상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뒤로 손을 모은 채 서 있는 이신우도 이준혁의 고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 그는 입을 열었다.

“내가 이미 비서한테 북안도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알아보라 했다. 최근 훈련 문제로 교통 통제가 실시돼서 소식은 기다려야 하지만 말이다.”

그는 이내 목소리를 높였다.

“혜인 씨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가서 물어봐. 병원에 누워서 죽어가는 것처럼 있지 말고! 이게 우리 이씨 집안 남자의 태도냐?”

이신우는 한 번에 말을 쏟아냈다. 그는 이준혁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결정하는 건 빠르게 하고 통보만 할 뿐이었다.

“최대 석 달까지는 너를 도울 수 있어. 석 달 후에 혜인 씨의 아이가 태어나면 너도 마음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어? 그동안 재활에 신경 쓰고 답을 찾든 아이의 출생을 지키든 네가 알아서 해. 어쨌든 석 달 후에는 나도 손 뗄 거야. 나도 내 일이 있으니까. 그때 가서 이선 그룹 대표 자리에 앉을 사람이 없다 해도 나 찾지 말고!”

그가 긴 이야기를 마치자 밖에서 비서가 들어와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렇게 이신우는 문 앞에 서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던졌다.

“가끔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해. 혜인 씨가 정말 결혼했다 해도 아이는 네 아이야. 이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넌 책임을 지고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해.”

이신우는 이준혁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해야 할 말은 다 했으니 말이다.

그는 결혼하지 않았고 이하진이라는 아이 하나만 키워왔지만 친자식이 아니었다.

이신우도 아버지로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엔 아버지란 역할은 마음에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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