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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1화

“신랑이 보고 깜짝 놀라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윤혜인이 인사했다.

“여기 잠깐만 앉아 있어요. 비서가 밖에 있던데 불러드릴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나가고 윤혜인은 거울 앞에 앉아 멍을 때렸다.

‘드레스를 입으면 이런 모습이구나.’

처음 이준혁과 결혼할 때 비밀 결혼이라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그저 등기하고 둘이 상반신 샷을 찍은 게 전부였다. 사진은 모두 8부가 나왔고 쓰고 남은 6장은 집에 가져가 고이 간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그 사진은 마치 웨딩사진과 같은 의미였다. 좋아하는 남자와 웨딩사진을 찍는 게 로망이었지만 이혼할 때까지 그 로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준혁과 재결합했지만 오해가 있었고 먼저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없었기에 오해도 풀지 못하고 윤혜인에게 일이 터졌다. 두 번째도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엔딩이었다.

뒤에 원지민이 이준혁을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은 가짜였지만 드레스는 진짜였고 그 옆에 선 남자도 진짜였다. 마음이 상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지금 윤혜인도 드레스를 입었지만 옆에 선 남자는 이준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신성한 의미가 담긴 옷을 입을 때 옆에 선 사람이 다 원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늘은 진작에 두 사람의 만남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줬지만 윤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부딪혔다. 그렇게 얻은 교훈이라면 가끔은 무작정 앞으로 가는 것보다는 뒤로 물러서는 게 더 좋을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대기실 문이 열렸다.

거울에 비친 윤혜인이 고개를 들었다. 들어온 사람은 여은이 아니라 곽경천이었다.

윤혜인을 본 순간 곽경천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윤혜인이 드레스를 입으니 정말 너무 윤아름과 닮아 있었다.

윤아름은 늘 곽경천을 따듯하게 감싸주고 이해해 줬다. 곽경천은 그때가 되어서야 엄마의 사랑이 이렇게 따듯할 수가 있다는 걸 알았다.

윤혜인은 곽경천이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점점 마음이 근질근질했다.

“오빠, 혹시 이상해?”

곽경천이 정신을 차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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